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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자체 제작 잠수함서 SLBM 쐈다

중앙일보 2015.05.11 02:30 종합 1면 지면보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의 수중발사 실험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발사체에는 ‘북극성-1’ 글씨가 적혀 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이 지난 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 건조한 신형 잠수함(2000t급)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의 수중발사 실험을 했다. 신형 잠수함은 옛 소련의 골프급 잠수함을 역설계(고철로 들여와 해체한 뒤 다시 설계하는 것)해 지난해 말 진수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은 9일 SLBM 발사 소식을 전한 뒤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옛 소련제 역설계해서 만든 2000t급 신형서 첫 수중발사
물 밖 추진체 작동 성공한 듯 … 핵 탑재 땐 미 본토까지 위협
미국 “안보리 결의안 위반”



 정보 업무를 다루는 정부 핵심 당국자는 10일 “김정은이 함경남도 신포원양수산연합기업소를 방문한 것으로 미뤄 신포 인근에서 발사 실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최근 신포 인근의 잠수함 기지에서 수중 실험 준비를 하는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신형 잠수함에 탑재해 발사한 것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전략무기를 만들고, SLBM을 실제 개발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신포에는 북한의 마양도 잠수함 기지가 있다.







 정부는 북한의 이번 실험이 미사일 비행 실험 발사가 아니라,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쐈을 때 수면에서 정상적으로 추진체가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사거리 수백m 이하의 사출(射出) 실험 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실제 미사일이 아닌 ‘더미’(모의탄)를 이용해 미사일의 사거리는 파악되지 않았으며, 사출 실험 자체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SLBM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척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수직발사대를 만들어 지상에서 SLBM 발사 실험을 한 데 이어, 지난달엔 수직발사대를 바닷속으로 옮겨 발사 실험을 했다. 하지만 잠수함에 탑재해 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LBM을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영국·중국·러시아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정부는 9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한 뒤 11일에는 새누리당과 당정협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잠수함에 재래식 무기가 아닌 소형화·경량화된 핵탄두를 실어 발사한다면 미사일방어(MD) 체계나 킬체인(공격형 미사일방어 체계) 등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한반도뿐 아니라 미국에도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군사행동과 한반도 상황을 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정용수 기자,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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