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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화 환영” “대체도로 먼저” 두 목소리

중앙일보 2015.05.11 01:17 종합 16면 지면보기
10일 ‘차 없는 거리’로 개방된 서울역고가 위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개방된 고가에는 4만8000명의 시민이 찾았다. [최승식 기자]


서울역고가에서 ‘차 없는 거리’ 행사가 열린 10일. 시민에게 고가를 개방하기로 한 이날 오전 10시 퇴계로 쪽 SK남산빌딩 앞에 남대문시장 상인 등 300여 명이 모여 반대 집회를 시작했다. 빌딩 앞 육교에는 ‘서울역고가 공원화 결사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10여 개 나붙었다. 반대편 중림동 쪽에선 지역 주민들의 찬성 집회가 열렸다. 서계동 발전위원회는 오전 일찍부터 ‘낙후된 서울역 주변을 활성화하는 공원화 환영’이란 플래카드 10여 개를 설치했다. 이들은 “슬럼화된 서울역 서쪽(서부역 일대)을 변화시키고 상권을 살리기 위해선 공원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휴일 서울역고가 인조잔디밭·파라솔 5만명 몰렸지만 …
먹거리 부스, 헌책방 등 북적
고가 양쪽 끝에선 찬·반 집회
박원순 시장 방문, 충돌은 없어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낮 12시쯤 고가를 찾았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충돌은 없었다.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고가로 진입하려는 집회 참가자도 없었다. 서울시 황인식 서울역발전기획단장은 “지난달 17~19일 현장시장실을 통해 봉제 공장과 남대문시장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 7일 남대문시장에 50억원을 투입하는 등의 발전계획을 내놨다.







 이날 고가 위엔 길이 400m, 폭 6m의 인조잔디밭(2400㎡)이 조성됐다. 지난해 가을 세종로 ‘차 없는 거리’ 행사에서 호평을 받았던 ‘시티 피크닉’을 재현한 것이다. 중간중간 파라솔을 설치했지만 인파가 몰리면서 ‘한가로이 앉아서 점심 즐기기’는 쉽지 않았다. 섭씨 26도의 맑은 5월 날씨에 방문객은 4만80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고가 공개 때는 1만3000여 명이 찾았다.





 잔디밭의 혼잡이 심해 서울시가 진행하려던 ‘박 시장과 시민의 도시락 미팅’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박 시장은 대신 시민들과 얘기를 나눴다. 박 시장은 지나가는 젊은 외국인에게 “공원의 미래가 어떨 거 같으냐”고 묻기도 했다. 건축학을 전공한다는 외국인은 “시민의 보행 동선을 잘 연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고가 위에 의견 청취를 위한 ‘할말부스’를 설치했다. 회현동 주민 김순옥(64)씨는 “서울역 주변은 너무 낙후돼 있고 차도 많다. 이런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대문 상인 민창식(57)씨는 “대체도로 없는 공원화는 안 된다. 서울역고가는 생계 도로다”고 말했다.



 고가에는 다양한 먹거리 부스와 푸드 트럭, 헌책방 등이 설치됐다. 서울역주변 산책 프로그램인 ‘산책버스’는 아이들 사이에 인기가 좋았다. 산책버스는 투어 가이드가 사람들을 안내해 고가와 서울역 주변을 탐방하는 일종의 가이드 프로그램이다. 인디밴드와 비보이의 공연 등도 진행됐다. 서울시는 13일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에 대한 국제현상공모 당선자를 발표한다.



글=강인식 기자, 김지은(인하대 건축학) 인턴기자 kangis@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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