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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하던 미국 자동차 ‘빅 3’ 이중 임금제 도입해 부활

중앙일보 2015.05.11 01:14 종합 19면 지면보기
프랑스는 강성 노조에 발목이 잡혀 10년 사이 자동차 생산량이 200만 대 가까이 줄었다. 반면 미국과 스페인은 임금 체계를 바꾸고 노사 문화를 개혁하는데 성공해 ‘완성차 산업 부활’에 성공하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해외 자동차 업계 위기 타개책
GM, 핵심?비핵심 임금 격차 2배
한국GM 개발 경차 공장까지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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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완성차 업체 노사는 2008년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 이후, 근로자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이중 임금제(2-tier)’를 도입했다. 예컨대 GM의 경우 신규 입사자를 ‘핵심 업무’ 종사자와 ‘비핵심 업무’ 종사자로 구분했다. 이에 따라 고임금군(Tier-1)은 시간당 27달러를 받지만, 저임금군(Tier-2)은 절반 수준인 14∼14.6달러를 받는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중임금제 등 탄력적 조치로 GM은 경차 ‘스파크’의 신규 생산라인을 미국에도 짓기로 했다. 한국GM이 주도적으로 개발에 참여한 스파크이지만, 실제 생산은 미국·인도 등지에서도 이뤄지는 셈이다. 포드와 크라이슬러 역시 신규 채용자 전체와 기존 근로자 사이에 임금 격차를 뒀다. 임금을 많이 받는 그룹은 시간당 28∼32.5달러, 적게 받는 쪽은 14∼16.2달러 수준이다.



 스페인에선 근로자들이 2008년 임금 삭감에 동의했다. 프랑스 생산직 근로자가 1시간 당 34.2 유로를 받는 동안 스페인 근로자는 20.1 유로만 받기로 합의했다. 또 스페인 완성차 업체들은 강력한 ‘산별 노조’ 대신, 단위 사업장에서 개별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 그 결과 르노는 프랑스에서 2013년 1800명을 감원했지만 같은 해 스페인에선 1300명을 새로 채용할 수 있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경영학과)는 “한국에서 지금 같은 고임금, 강성노조 체제가 바뀌지 않으면 완성차 공장이 사라지는 건 시간 문제”라고 주장했다.



 일본 역시 완성차 업체들이 ‘위탁 생산’ 같은 탄력적 경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도요타·혼다는 1990년대부터 노동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 법인을 설립해 일부 차종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도요타가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중형 세단 ‘캠리’를 매년 10만 대씩 후지중공업에 위탁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위탁 생산을 실시하는 업체가 있다. 충남 서산의 동희오토는 기아자동차(35.1%)와 동화산업(45%), 평화크랏치공업(19.9%)이 합작해 세운 위탁 업체다. 2004년부터 기아차 경차 ‘모닝’과 ‘레이’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연간 10만 대 정도씩 만든다. 근로자들은 기아차 생산직의 절반 정도인 연간 4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동희오토는 생산직 1250명을 모두 하청 형태로 17개 협력 업체에서 아웃소싱받고 있다. 이 때문에 10년 넘게 ‘불법 파견’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아차는 동희오토의 위탁 생산 방식은 더 늘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내수가 늘지 않는데 광주 공장에서 또 증산을 하면 결국 경기도 소하리 공장 등의 물량을 빼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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