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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로 낡은 연골 되살려 퇴행성관절염 수술 없이 완치

중앙일보 2015.05.11 00:03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축구감독 거스 히딩크가 송준섭 원장에게 퇴행성 관절염 치료 후 정기검진 결과를 듣고 있다. [사진 서울제이에스병원]


이달 3일 국제적인 축구감독 거스 히딩크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10여 년간 그를 괴롭힌 퇴행성관절염을 지난해 1월 한국에서 치료받았다. 한때 목발을 짚고 휠체어를 탈 정도로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던 그가 선택한 치료법은 인공관절이 아닌 줄기세포 연골재생 치료제(카티스템)였다.

서울제이에스병원 카티스템 시술



히딩크를 치료한 서울제이에스병원 송준섭 원장은 “지난해 11월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고, 6개월 후 시행한 이번 정기검진에서 연골에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퇴행성관절염 치료를 받은 후 테니스·축구 같은 스포츠를 예전처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무릎 연골은 재생되지 않는 ‘소모품’이다. 관절뼈 사이에 위치한 말랑말랑하고 탄력적인 쿠션 형태로 몸무게를 지탱하면서 관절의 움직임을 돕는다. 연골은 나이가 들면서 마모되거나 외상으로 손상된다. 초기에는 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한다.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되면 관절내시경으로 염증 조직을 긁어내고 손상된 연골을 이어주는 치료를 한다. 송 원장은 “문제는 이런 치료법이 연골을 재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골을 재생하는 카티스템의 원료는 제대혈(탯줄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다. 손상된 관절면에 2~4㎜의 미세한 구멍을 몇 개 뚫어 환자의 연골 상태에 맞게 배양·분화한 카티스템을 이식한다. 줄기세포가 잘 분화되도록 구멍 크기·개수를 조절한다. 환자의 관절면에 이식하는 의사의 기술이 치료 만족도를 좌우한다. 송준섭 원장은 “미세한 구멍에 주입된 줄기세포에 영양분이 공급되면서 연골을 지지하는 뿌리 역할을 한다”며 “시술 2개월 후부터 통증이 완화되고, 1년이 지나면 연골이 재생된다”고 말했다.



식약처 연골 재생 효과·안전성 인정



카티스템은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2012년 퇴행성관절염 환자 103명을 카티스템 치료군과 대조군(미세천공술)으로 나눠 4개월간 추적한 결과, 카티스템 치료군의 97.7%에서 연골이 재생됐다. 이 중 65%는 연골 손상 정도가 치료 전보다 2등급 이상 개선됐다. 반면에 미세천공술로 치료한 환자는 72%에서만 치료 효과를 보였다. 카티스템은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연골 재생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카티스템은 인공관절이 필요한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치료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준섭 원장은 “그동안 연골이 닳아 없어진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는 수명이 10~15년 정도인 인공관절 수술 외엔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명이 다 되면 재수술이 필요하다. 생활습관에 따라 인공관절 수명이 단축되기 때문에 스포츠 같은 신체활동을 하는 데에도 제약이 있었다. 송 원장은 “카티스템으로 재생한 연골은 환자 본래의 연골과 탄력·강도가 거의 동일하다”며 “가벼운 운동을 하는 데 무리가 없어 삶의 질을 높인다”고 말했다.



휜 다리 교정술과 병행하면 더 효과



카티스템 치료는 휜 다리 교정술과 병행하면 효과가 좋다. 송 원장은 “무릎 안쪽 연골이 닳아 없어져 다리가 바깥쪽으로 휘었을 때는 퇴행성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연골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휜 다리를 함께 교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사람은 휜 다리가 많다. 쪼그려 앉는 생활습관으로 무릎 안쪽 연골이 잘 닳는다. 쪼그려 앉을 때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체중의 7~8배에 달해 무릎 안쪽 연골을 압박한다. 걷거나 서 있을 때도 체중이 무릎 안쪽으로 집중된다.



관절이 똑바로 정렬되지 않고 휜 상태에서 무릎 연골만 회복하면 연골 손상은 반복된다. 송 원장은 “연골 부위에 부하가 덜 가도록 관절 모양을 일렬로 정렬시키는 것이 휜 다리 교정술”이라며 “이 시술로 연골의 한쪽에 무게중심이 쏠려 관절 변형이 가속화됐던 뼈의 위치가 바로잡힌다”고 말했다. 중년 이후 다리가 휘기 시작했다면 관절염을 의심하고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송 원장은 “X선 검사는 연골 손상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프다면 연골 손상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는 MRI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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