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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기름에 튀긴다고요? 몸에 쌓이는 지방 생각하셔야죠

중앙일보 2015.05.11 00:03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기름 덜 먹자 <상> 과잉 지방은 만병의 근원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우리 몸의 3대 필수 영양소다. 자동차로 따지면 셋 다 휘발유와 같은 에너지원이지만 쓰임새가 조금씩 다르다. 탄수화물은 즉각적인 힘을 내게 하고, 단백질은 근육을 생성하는 데 주로 쓰인다. 지방은 칼로리가 2배 이상 높아 포만감이 크다. 이들은 6.5 대 2 대 1.5의 비율로 섭취하는 게 이상적이다. 하지만 이런 영양 섭취 패턴이 변하고 있다. 탄수화물·단백질의 섭취 비율은 줄고, 지방 섭취 비율이 늘어 건강 위해 요인이 되고 있다. 중앙일보는 2회에 걸쳐 기름의 유해성과 이를 줄이는 저유분 조리법에 대해 조명한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2000년대 들어 급증하고 있는 심혈관질환·비만 유병률 증가 이유로 지방, 특히 포화지방 섭취 증가를 꼽는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기름이 귀해 참기름으로 떡을 지지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요리에 기름이 사용된다. 볶음·구이·부침·튀김 등의 가정식·외식 요리는 물론 과자나 라면 같은 인스턴트 식품에도 적지 않은 기름이 숨어 있다.



지방 과잉 섭취자 6년 새 3배로



교육부가 발표한 2014학년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교생 비만율은 15%였다. 고도비만인 학생도 1.4%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비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미국식 패스트푸드 섭취를 꼽는다. 표본조사 결과, 주 1회 햄버거·피자·튀김 등 기름기 많은 패스트푸드를 먹는 초등학생은 61.4%, 중·고등학생은 70%를 넘었다.



성인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조사 결과, 지방 1일 평균 섭취량은 2007년 37.7g에서 2013년 47.7g으로 크게 증가했다. 평균 권장량보다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지방 과잉 섭취자)도 늘었다. 2007년에는 3.6%였지만 2013년엔 9.3%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지방 섭취는 심혈관질환·대사증후군·비만 등의 위험 때문에 일일 섭취량의 15~20%로 제한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하루 2000㎉를 섭취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방 권장섭취량은 33g(전체 열량의 15%로 가정 시)이다. 라면 한 그릇에 과자 한 봉지만 먹어도 충족하는 양이다.



과자·빵·음료에 숨어 있는 기름



기름 섭취량은 상상 이상으로 많다. 설문조사 전문기관인 오픈서베이를 통해 성인 여성 1000명을 조사한 결과, 하루 한 번 이상 기름을 사용한다고 답한 사람은 59.9%였다. 특히 어린아이를 두었을 3034 주부는 66.4%가 그렇다고 답했다.



냉동식품 사용이 많은 것도 문제다. 전 연령대에서 볶음·부침·생선구이를 할 때 주로 기름을 사용한다고 답했지만 30∼34세 주부는 냉동식품 사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주나미 교수는 “냉동식품에는 트랜스지방 함유량이 높아 많은 기름을 섭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냉동 동그랑땡 또는 돈가스를 1인분 섭취하면 하루 권장량의 절반이 넘는 20g 이상의 기름을 섭취하는 셈이다.



과자류 섭취도 문제다. 대부분 과자의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은 기름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비스킷은 물론 카스텔라 같은 빵, 커피전문점 음료의 휘핑크림에도 상당한 양의 기름이 들어 있다. 패스트푸드는 물론이고 라면이나 중화요리, 파스타 등에도 기름이 많이 쓰인다.



식물성 지방도 장시간 가열 땐 유해



기름이 문제인 까닭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그 자체로 칼로리가 높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무게당 4㎉의 에너지를 내지만 지방은 9㎉를 낸다. 같은 양을 먹어도 2배 더 축적된다. 비만의 주범이다.



혈액순환 장애도 일으킨다. 지방 조직에 흡수되지 않고 남은 지방은 혈액 중으로 떠돈다. 피의 점도가 올라가고 혈관에는 기름때가 낀다. 심근경색·뇌경색·치매·지방간 등 위험을 높인다. 발암물질도 생성한다. 보통 기름을 사용하는 음식은 200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조리하는데, 이때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만들어진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과 포도당이 결합해 생성된다. 감자튀김이나 팝콘 등 전분 함량이 높은 식품일수록 아크릴아마이드가 많이 생성된다. 과다 섭취 시 신경계 이상을 일으킨다.



트랜스지방도 해롭다. 식물성 지방은 상온에서는 불포화지방산이지만 장시간 열을 가하면 독성물질인 트랜스지방으로 변한다. 특히 경화유인 마가린·쇼트닝이 더욱 문제다. 낮은 단가 때문에 많은 패스트푸드와 제과류에 쓰인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트랜스지방 섭취량을 하루 섭취 열량의 1%를 넘지 말라고 권고한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기름 섭취 줄이려면 이렇게 하세요.



● 기름기 많은 식품을 멀리하라.



돼지고기를 먹을 때 삼겹살 대신 기름기가 적은 뒷다리살·안심 등을 먹는다. 마늘·생강·파 등을 넣고 삶으면 부드럽고 감칠맛이 나 삼겹살만큼 맛있는 요리가 된다. 쇠고기는 등심 대신 홍두깨살 부위를 활용한다. 닭고기도 안심 부위를 쓴다. 지방 함량이 닭날개의 절반 수준이다.



● 조리법을 바꿔라.



기름을 써야 한다면 최대한으로 적게 쓴다. 기름을 많이 쓰는 튀김·부침·구이·볶음 요리는 가능한 한 줄인다. 조림·찜·탕 조리법을 활용한다.



● 조리 기구를 바꿔라.



프라이팬보다 오븐·그릴 등을 사용하면 기름 사용량이 줄어든다. 하지만 튀김의 식감이 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온의 특수 열을 식재료에 가해 재료 자체 기름만으로도 바싹하게 튀겨질 수 있도록 만든 조리기구다. 기름을 따로 첨가하지 않아도 돼 건강 조리기구로 각광받고 있다.



기름 없이 요리를 했더니(단위 g/100g)





주나미 교수팀은 최근 건강조리기구(필립스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해 실제 음식의 지방 성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실험했다. 에어프라이어는 기름 없이 튀김·구이 등의 요리를 할 수 있는 저유분(저유지) 조리 기구다. 그 결과, 치킨·감자칩 등 고지방 식품의 기름을 최대 75%가량 줄였다.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포화지방도 크게 줄였다. 주 교수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튀김 고유의 바싹하고 고소한 맛은 유지됐다”며 “기름진 맛에 길든 어른이나 아이들 음식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유분 조리법이란=기름 사용을 최소화하고 식재료 내의 지방 성분을 활용하는 조리법. 기존 레서피보다 지방 및 트랜스지방 함량을 낮춘 건강 조리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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