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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절도 사라진 공주 대학촌, 비결은 ‘안심 원룸’

중앙일보 2015.05.08 01:05 종합 16면 지면보기
공주경찰서 박재현 경사(가운데)와 김주진 경장(오른쪽)이 공주교대 앞 원룸에서 학생들에게 방범시스템 작동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40여 개 원룸 빌딩에 1064실 원룸이 몰린 곳. 원룸 거주민은 대부분 여대생. 이곳에선 올 들어 절도·성범죄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학생안심원룸 인증제’를 도입한 충남 공주시 대학촌 신관동·금학동 얘기다.

“방범시설 갖춘 원룸에 안심 스티커”
경찰관이 범죄 위험 줄일 묘안 짜내
방범창, 적외선 CCTV 등 갖춰야
“안전” 입소문 … 인증 참여 67곳으로



 변화는 한 경찰관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2013년 공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 박재현(43) 경사는 시내의 성범죄와 절도 유형을 분석해 공통점을 발견했다. 방범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원룸, 그것도 여성이 혼자 사는 원룸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었다.



 공주시에는 교대와 사범대 때문에 여대생이 거주하는 원룸이 많았다. 그럼에도 방범 시스템은 미비했다. 140여 곳 원룸 빌딩 중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한 곳은 거의 없었고, 쇠창살이 달린 방범창을 갖춘 곳도 20여 군데에 불과했다. 범죄 위험에 노출된 환경이었다. 그래서 박 경사는 ‘인증제’를 생각해냈다. 방범창을 갖추고, 가스배관을 타고 오를 수 없도록 손에 잡히지 않는 큼직한 덮개를 설치하고, 건물 입구에 야간 적외선 촬영이 가능한 CCTV를 단 원룸 건물에 ‘학생안심원룸’ 인증을 주자는 것이었다.



 처음엔 건물주들의 반응이 차가웠다. 500만~1000만원에 이르는 각종 장비 설치 비용 때문이었다.



 두 달 동안 돌아다니면서 “범죄 소문이 나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설득을 거듭해 20여 곳 건물주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인증을 받은 건물에는 경찰 마스코트인 ‘포돌이’와 ‘학생안심원룸’이라고 인쇄된 표지판을 붙였다.



 시작은 힘들었지만 이내 탄력이 붙었다. 인증을 받은 원룸은 방이 동났다. 대기 줄이 생길 정도였다. 그러자 줄줄이 인증 신청이 이어져 1년 만에 67개 빌딩이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공주교대 기숙사에 살던 김수빈(영어과4)씨도 올해 원룸으로 나오면서 인증 빌딩을 택했다. 건물에 들어가려면 일단 카드키를 사용하고, 방이 있는 2층 복도에서 또 한 번 카드키를 대고, 방에 들어가려면 카드키와 더불어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는 원룸이다. 김씨는 “여기 사는 친구가 ‘안전하다’고 자랑을 하길래 와보고 입주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인증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공주소방서가 동참해 범죄뿐 아니라 화재·가스 감지기 설치 여부까지 살펴 인증을 내준다.



 공주시는 지난달 인증 원룸 빌딩에 창문 경보기를 무료로 설치해 주기도 했다. 공주시 홍기석 안전관리과장은 “범죄가 예방되면 도시의 품격이 높아진다”며 “그래서 인증 참여를 유도하고자 안전 장치를 추가 설치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주=신진호 기자 zino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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