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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절이와 함께하는 진한 들깨 국물의 진미

중앙일보 2015.05.06 00:04 2면
‘최가네’ 주인 고옥임씨는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조리에 정성을 들이는 게 맛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진 최가네]
경기도 의정부시 부대찌개골목 건너편의 경전철 중앙역 뒤편 길에 들깨칼국수와 아구찜을 잘 하는 맛집이 있다.


최가네 칼국수

4인상 25개를 가진 중형 식당인데, 점심시간에 칼국수만 200~300인 분을 파는 날이 있다. 손님 중에는 의정부 뿐만 아니라 서울과 동두천·양주 등에서 오는 미식가가 적지 않다. 수원·인천 등으로 이사나 전근을 갔으나 머리 속에 남은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기도 한다.



 의정부시 의정부동 187-5 ‘최가네’. 서구식 목조 건물의 외양이 눈에 새롭고 나무로 마감한 실내는 분위기가 편안하다.



18년 전 목조건축 전문가인 바깥 주인 최원철(60)씨가 직접 지었다. 성씨(姓氏)를 따 식당 이름을 지었는데 의정부의 맛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인 고옥임(58)씨는 “처음엔 칡냉면을 팔다 날씨 영향을 너무 받아 포기하고, 10여 년 전 들깨칼국수로 메뉴를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재료값을 아끼지 않고 쓴다. 한 번 먹어 본 분들이 다시 찾고 입소문이 나니까 손님이 줄을 서더라”고 했다.



 육수는 황태머리와 다시마를 무·양파·대파·마늘 등과 함께 넣고 장시간 끓여 우린 것을 쓴다. 껍질을 벗긴 들깨의 가루를 당근·단호박·호박채·배추 잎과 함께 국물을 만든다.



 면 음식의 핵심은 면발. 고급제면용 밀가루 70%와 강력분(强力粉)을 30%의 비율로 섞어 반죽해 2~3일간 냉장실에서 숙성시킨다. 강력분은 글루텐을 많이 함유해 반죽하면 끈기가 강해진다. 반죽은 여러 차례 치댄 다음 나무 봉으로 밀어 넓게 편다. 그리곤 바람을 쳐 꼬들꼬들하게 말린 뒤 칼로 썰어 면발을 만든다. 그래서 면발이 끓였을 때 뚝뚝 끊어지지 않고 쫄깃하다. 반죽에 방부제 등 화학 첨가제를 전혀 안 쓴다.



 칼국수 자체는 양이 넉넉하지만 함께 상에 놓이는 것은 단출하다. 대여섯 숟가락의 보리밥과 김치 2가지 뿐이다. 김치는 날마다 포기배추와 얼갈이배추로 겉절이를 담가 내 놓는다. 보기만 해도 목에 침이 넘어간다. 다른 식당들에서처럼 값싼 저질 중국산 김치를 먹을 염려가 없다.



손님 김현경(46·서울시 동대문구)씨는 “겉절이 김치들이 들깨 국물의 진한 맛을 가시게 해준다”고 말했다.



 들깨칼국수는 택배로도 판매한다. 4인분 이상의 경우 5월 말까지 택배 요금과 용기 가격을 받지 않는다. 가격은 1인분 7000원. 생(生)면발과 야채를 섞은 들깨 국물을 따로 담고 스티로폼 상자에 아이스팩과 함께 넣어 보낸다.



 ‘최가네’ 아구찜도 유명하다. 맛있는 아구 고기를 푸짐하게 주기 때문이다. 보통 식당의 아구찜은 콩나물이 아구보다 많다.



최가네 것은 아구 고기가 콩나물보다 많다. 그것도 아구 중 제일로 치는 미국산을 20㎏ 상자가 3~4마리밖에 안 들어갈 만큼 큰 것으로 요리한다.



한국산·중국산 아구는 작은 데다 살이 물렁거리고 적어 먹을 게 많지 않다. 미국산은 값이 비싸지만 살이 많고 육질이 부드럽다. 3인분 짜리 아구찜 중(中) 3만8000원, 5인분 대(大) 5만원. 문의 031-847-3377, 010-3192-1094.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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