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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이 꼽은 최악의 총리

중앙일보 2015.05.05 01:14 종합 6면 지면보기
국무총리실에서만 15년간 근무했던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2001년 자신이 경험한 역대 총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사진)를 펴냈다.


대통령에게 매일 안부 전화 ‘문안 총리’
문서 한 글자 한 글자 수정 ‘교열 총리’

 1983년부터 1년4개월간 재임한 진의종 총리는 취임하자마자 바로 집무실 안의 집기 배치를 청와대 쪽으로 바꿨다. 남쪽을 향해 책상을 놓는 게 그동안의 관례였는데 진 총리는 애써 북쪽을 향하게 했다. 정 의원은 진 총리의 이 행동을 “임 향한 자세”, 즉 청와대를 바라보고 앉겠다는 충성심의 표현이라고 적었다. 정 의원은 또 김영삼 정부 초대 총리인 황인성 총리(1993년 2월 25일∼12월16일)를 두고는 총리실 직원을 가장 힘들게 했던 총리 중 한 명으로 꼽았다. 황 총리는 취임한 뒤 퇴임 때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대통령께 문안전화를 했다고도 썼다.



 정 의원은 역대 총리 가운데 업무수행 능력이나 자질 등이 의심스러운 총리의 사례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소개했다. ‘어떤 학자 출신’은 자신의 신앙심을 모든 일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한다. 간부회의에서 누군가 여론이 나쁘다고 얘기하자 그 총리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그러는 거예요”라고 역정을 냈다. 또 어떤 총리는 대통령과의 대화 자료를 만들어 가면 글자를 고치느라 온종일을 허비했으며, 심지어는 이 글자 키우고 저 글자는 굵게 하라는 표시도 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정부 하에서 책임총리가 가능하겠느냐”며 “지금은 권력의 역학관계상 책임총리는 애초에 불가능하고, 강영훈·김황식 전 총리처럼 나름의 역할을 찾아서 일하는 총리상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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