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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보령 초등생의 ‘네팔 성금’ 43만원

중앙일보 2015.05.05 00:52 종합 10면 지면보기
송명관군(오른쪽)이 김지철 충남교육감에게 네팔 어린이 돕기 성금을 전하고 있다. [사진 충남교육청]
지난 3일 오전 충남 보령시 보령종합운동장. 제93회 어린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보령 명천초교 6학년 송명관(13)군은 손에 조그만 봉투를 들고 있었다. 선천성 뇌병변 장애 1급으로 보조기구 없이는 걸을 수 없고 말도 어눌한 송군은 휠체어를 탄 채 김지철(65) 충남도교육감에게 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1만원권 43장이 들어 있었다. 송군은 “네팔 지진 참사로 부모를 잃고 울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써 달라”고 했다.


“TV 보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
장애1급 … 글짓기 대회 상금 모아

 기탁한 돈은 글짓기 대회 상금을 모은 것이었다. 송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1년에 3~4차례 ‘보령시장배 글짓기 백일장’ 등 크고 작은 대회에 출전했다. 입상을 자주 했고, 그때마다 상금 2만~3만원씩을 받아 저축했다. 송군은 “TV에서 네팔 어린이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며 “남을 돕는 데 쓰기 위해 돈을 모아 왔다”고 말했다.



 송군의 어머니 이진숙(48)씨는 “아들이 몸이 불편해 그런지 어려서부터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관심이 많았다”며 “용돈을 줘도 함부로 쓰지 않고 모아 기부하곤 한다”고 했다. 송군은 2학년 때부터 굿네이버스와 유니세프 등의 아동 돕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매달 3만원씩 단체에 자동 이체한다. 보령 지역 장애인단체 등에도 매월 1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기부금은 용돈을 모아 마련하고, 부모가 보태 주기도 한다.



 이 같은 선행 때문에 송군은 어린이날을 맞아 이날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송군은 “행사장에 가면 모금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전날 부모님께 돈을 찾아 달라고 했다”며 “모금함에 남몰래 넣으려 했는데 없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모금함을 찾지 못한 송군은 김지철 교육감에게 봉투를 전달했다.



 김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군의 선행이 그 자리에 참석한 저와 어른들을 부끄럽게 했다”고 적었다. 김 교육감은 4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충남교육청 산하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네팔 지진 피해 돕기 모금운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보령=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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