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를 여기저기서 배웠네]<16>고백, 어디까지 해봤니?

중앙일보 2015.05.01 00:10
그간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들의 사생활 털이 칼럼 '연애를 OO으로 배웠네'를 사랑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런데 간혹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계셨다. 너희들은 연애 얘기를 한다더니 왜 주구장창 이별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이냐. 문화부 여기자들은 소개팅남에게 '카톡 읽씹'을 당하거나 사귀던 남자에게 잠수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오크녀의 집합체에 불과한 것이냐 등등이다. 큰일날 억측이며, 억장 무너지는 오해다. 그리하여 이번엔 작정하고 독자들의 손발을 수축시켜 보기로 한다.

무릇 연애의 시작이자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고백의 순간! 아득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그 순간을 주섬주섬 꺼내본다. 영화와 드라마를 보다가 심쿵했던 사랑고백도 모아봤다. 자 함께 떠올려보자. 당신의 영혼을 뒤흔들었던 고백 멘트는 무엇인가.





보송보송한 톰아저씨




◇"You Complete Me"(당신은 나를 완벽하게 만들어요)



우아하게 시작한다. 90년대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에 등장하는 대사다. 보송보송한 톰 크루즈와 르네 젤위거를 볼 수 있는 '제리 맥과이어'(1996)라는 영화에서 남주가 여주에게 하는 고백이 "You Complete Me"다. 한 때 장안의 화제였던 멘트.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 말을 들은 여주의 맞고백이 더 충격이었다. "Shut up! You had me at Hello." 해석이 필요한가. "닥쳐 봐! 당신이 처음 헬로라고 말을 건 순간, 나는 이미 당신의 것이었어." 아. 영어인데도 오글오글하다.



위와 비슷한 고백으로는 잭 니콜슨과 헬렌 헌트가 나오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의 명대사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당신은 나를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이 있다. 언제 들어도 마음을 울리는 멋진 사랑고백이 아닐 수 없다. 단, 진짜 써먹을 경우 사역동사 make의 쓰임새(make+목적어+동사원형)에 주의하자.





내꺼하자 인피니트






◇"내 꺼 하자" or "죽을래 사귈래"



이른바 박력형 고백이다. 전자는 칼군무 아이돌 '인피니트'의 노래 제목이요, 후자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소지섭 대사에서 출발해 하하와 10cm의 노래로도 만들어진 고백용 멘트다. 흔히 여자들이 이런 터프한 고백을 좋아할거라 생각하지만 고백하는 이가 인피니트나 소지섭급의 외모가 아닐 경우 부작용이 크다. "사랑은 소유하는 게 아니란다"라는 일장훈계나 "음, 차라리 죽지"라는 자포자기형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필자의 친구 한의사 A양의 경우 한 남정네에게 "내 꺼 하자"와 비스무레한 고백을 듣는 순간, "네 월급통장도, 네 자동차도 다 내 꺼"로 들리더라며 눈물과 함께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분들도 보송보송






◇"저 한번 키워보실래요?"



믿기 어렵겠지만, B기자가 실제 들었다는 고백이다. 상대는 대여서일고여덟…살 아래의 연하남이었다. 맞다. 이것은 연상연하 커플을 그린 인기 만화 '너는 펫'에서 모티브를 따온 나름 참신한 고백 멘트다. 김하늘·장근석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남자를 애완동물과 동일시했다는 이유로 한 남성단체가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던 바로 그 작품이다. 그러나 이 고백을 들을 당시 만취상태였던 B기자는 "응 뭐라고? 개를 키우라고?"로 답했다는 슬픈 전설이 내려온다.





장근석도






◇"이제 너랑 친구하기 싫어"



오랜기간 친구로 지내던 상대와 연인으로 발전하고 싶을 때 써먹으면 좋은 고백이다. 이런 고백을 들었을 땐 단번에 눈치챘더라도 "왜, 내가 뭐 잘못했어?" 놀란 듯 물어줘야 예의다. 이어지는 건 "아니, 이제 친구는 그만하고 너랑 연애하고 싶다고!" 오글멘트 발사다. 아주 오래 전, C기자도 이런 고백을 들은 적이 있었더랬으나, 연애가 끝남과 동시에 절친 남사친까지 잃게 돼 상실감이 두 배로 크더라..,는 슬픈 결말로 이어지니 여기까지만 하자.



오늘의 결론이다. 이 주제를 갖고 여러 사람들(주로 여성)과 이야기를 나눠본 바, 고백은 그냥 진솔하게 "나는 네가 좋다. 사귀자"로 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고 좋다는 이들이 많았다. 용기가 안날 땐 자문자답형 "나 너 좋아하냐?"를 고려해볼 수도 있겠으나 이민호가 아니라도 멋있을까? 라는 역시나 외모지상주의적 시각이 있었으니 참고하시길.







▶아 참, 소소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① 중앙일보 문화부 페이스북(www.facebook.com/jmoonhwa) 사이트에 들어가

② 페이지 ‘좋아요’를 누른 뒤

③ ‘연애를 여기저기서 배웠네-16' 포스팅에 자신이 해 봤던, 혹은 들어 봤던, 또는 영화·드라마·노래 속에서 배운 인상적인 사랑 고백 멘트를 올려주시길 바란다.

댓글을 남긴 분 중 10명을 골라 '인생은 독고다이'라 강조하는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 『나는 길들지 않는다』(바다출판사) 중 한 권을 (원하시면) 보내드리려 한다.

그럼 많은 참여 부탁드리며!!



너좀키워보자 기자 shutup@joongang.co.k*r





※기자 이름과 e메일 주소는 글 내용에 맞춰 허구로 만든 것입니다. 이 칼럼은 익명으로 게재됩니다. 필자는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중 한 명입니다. 다양한 문화 콘텐트로 연애를 다루는 이 칼럼은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미세먼지 실험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만 참여해도 바나나맛 우유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