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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아듀 2005 문화계 - 2005 대중문화 5대 키워드

중앙일보 2005.12.21 21:39 종합 22면 지면보기
당신을 울고 웃게 했던 그 장면,

그 대사, 그 노래가 이제 한 장 남은 달력 뒤로

사라지려 합니다.

시간은 거스를 수 없는 법.

대신 올 한 해 대중문화의 풍경을 되감을 수 있는

리모컨을 선보입니다.

키워드 단추는 모두 다섯 개네요.

女(여).破(파).混(혼).夢(몽).歸(귀).

무슨 무협지 이름 같다고요? 그렇습니다.

2005년 우리는 대중문화계 고수들의 다양한,

또 극적인 무공을 감상하며

정신없이 보냈으니까요.









2005 대중문화 일지



1월 연예인 관련 소문 등 담은 문서 인터넷 유포. 드라마 '해신'인기. 장애인의 인간 승리 다룬 '말아톤'(국내 관객 518만 명) 개봉



2월 10.26사태를 다룬 영화 '그때 그 사람들' 표현의 자유 및 명예 훼손 논란. 임권택 감독 아시아인 첫 베를린 영화제 명예황금곰상.



3월 여운계.김수미 등 중견 탤런트의 코미디가 돋보인 영화 '마파도'(309만 명)화제. 드라마 '쾌걸 춘향'인기



4월 문근영을 '국민 여동생'으로 만든 영화 '댄서의 순정'(220만 명)



5월 스타 작가 김수현이 부모 자식 간 사랑을 조명한 드라마 '부모님전상서' 화제. '웃찾사' 개그맨 노예계약 파문



6월 올해 최대 화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신드롬 시작



7월 MBC '생방송 음악캠프'에서 언더밴드 카우치 성기노출 사건.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360만 명)의 "너나 잘하세요" 회자



8월 올 최고 흥행작 '웰컴 투 동막골'(800만 명)은 "뭐를 많이 메기야 돼" "니 쟈들하고 친구나" 등 수많은 유행어 탄생



9월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의 씩씩한 금순이 인기. 영화 '가문의 위기'(570만 명)는 역대 코미디 흥행작 1위. 영화 '너는 내 운명'(310만 명)은 역대 멜로영화 1위 등극



10월 경북 상주 MBC '가요콘서트'공개방송 참사(사망 11명, 중경상자 100여 명). '장밋빛 인생' 맹순이 하소연 들으려 주부들 채널 고정.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성황



11월 대학생 졸업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극장 정식 개봉



12월 순제작비 150억원 들인 대작 '태풍'인기몰이. MBC '10대 가수 가요제' 가수들 불참으로 38년 만에 취소





: "날씬한 자들은 가라~이제 곧 뚱뚱한 자들의 시대가 오리니". 출산드라('개그콘서트'.사진 (1))의 외침은 몸짱신드롬에 주눅 들었던 여성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건장한 체구의 30대 미혼녀 삼순이('내 이름은 김삼순')와 함께 '주체로서의 몸'이라는 시각을 대중문화에 녹여냈다.



삼순이를 비롯한 '3순이'는 브라운관에서 '무소의 뿔처럼' 강인한 여성상을 대변했다. 자신에게 닥친 역경을 꿋꿋하게 헤쳐 나가는 젊은 과부 금순이('굳세어라 금순아'), 남편이 바람피워도 팔자려니 하던 주부들의 마음을 속 시원히 풀어준 억척녀 맹순이('장밋빛 인생')가 그 주인공이다.



사극도 마찬가지. '해신'의 자미부인,'서동요'의 선화공주,'신돈'의 노국공주는 저마다 남성을 리드하는 적극성을 보여줬다. 현대극과 사극을 만화적으로 접목한 '쾌걸 춘향'도 동참했다.



스크린의 여자들은 자신의 한을 직접 해결하려 잔혹한 복수극도 마다하지 않았다. "너나 잘하세요"라고 일갈한 '친절한 금자씨'에 이어 '오로라공주'와 '6월의 일기'가 등장했다. 광고에서도 남성을 적극적으로 유혹하고 인생의 성공을 추구하는 여성상을 그린 이른바'콘트라 섹슈얼'코드가 화제를 모았다.



반면 드라마'루루공주'가 대표하는 청순가련형 공주 캐릭터는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다.



: 상식을 깨는 파격은 그만한 호응을 불렀다. 충무로에서 지금까지 금기시하던 소재의 영화들이 잇따라 히트를 쳤다. 장애인 청년의 실화를 옮긴 '말아톤'(사진 (2))은 500만 명 넘는 관객을 동원해 상반기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에이즈 감염자의 사랑을 등장시킨 '너는 내 운명'도 300만 관객을 돌파, 역대 멜로영화로는 최고 성적을 냈다. 광고에서도 음식을 깔고 앉는 모습('왕뚜껑')이나 동성애를 연상시키는 장면('SKY 휴대전화') 등 금기를 깨는 새로운 시도가 화제를 모았다.



중견 탤런트나 아나운서의 획기적인 변신도 눈에 띄었다. '엽기' 캐릭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김수미가 대표적이다. 영화('마파도''가문의 위기')로, 방송('귀엽거나 미치거나''안녕 프란체스카')으로, 광고('장라면')로 맹활약을 펼쳤다. 노현정.강수정 아나운서는 전통적인 아나운서 역할에서 벗어나 오락 프로를 무대로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스타들의 결혼식장에서는 고전적인 순수미를 대신해 섹시함을 강조한 패션이 이어졌다. 김남주, 심은하, 조은숙 등이 차례로 중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베라 왕의 어깨선이 훤히 드러나는 웨딩드레스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배우 다니엘 헤니(사진 (3))에게는 최고의 한 해였다. 드라마'…김삼순'에서 보여준 환한 미소로 당당히 최고 매력남 반열에 올랐다. 그의 광고출연료는 데뷔 초보다 10배 이상 뛰었다. 그의 성공에 힘입어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의 데니스 오 등 혼혈배우들이 인기를 계승했다. 이들의 성공은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순혈주의'가 파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서양의 매력이 오묘하게 조화된 다니엘 헤니를 두고 '토종'이 아니라고 트집 잡는 이는 드물다.



영화계는 아시아의 제작.감독.배우를 뒤섞는 다국적 프로덕션이 줄을 이었다. 한.중.일이 합작한 '칠검'은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탕지리 감독의 '신화'에는 김희선이, 천카이거 감독의 '무극'에는 장동건이, 천커신 감독의 '퍼햅스 러브'에는 지진희가 주연을 맡았다. 이런 흐름은 현재진행형이다.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중.일이 공동제작하는 '묵공'에는 안성기가 출연 중이다.



사람도 섞는데 옷이라고 못 섞을까. 패션에서는 '믹스 & 매치'의 열풍이 일었다. 옷차림에 둔감한 남성들까지 가세, 올 가을은 '벨벳재킷+청바지'가 인기를 끌었다. 제일모직.LG패션 등 신사복 업체들은 "가을.겨울 벨벳 재킷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재고까지 동났다"고 전한다. 정장에서도 상.하의를 서로 다른 느낌으로 섞어 입는 바람이 불었다.



: 꿈일까, 생시일까. 당초 투자자를 찾지 못해 이리저리 전전하던 영화'웰컴 투 동막골'(사진 (4))은 올 최고흥행작이 됐다. 영화의 배경은 현실일까, 아닐까. 전쟁과 이데올로기를 엿가락처럼 녹여버리는 강원도 동막골은 꿈의 공간, 바로 판타지의 세계다. "니 쟈들하고 친구나?"라는 광인 소녀의 한 마디는 총구를 겨누던 적을 동지로, 동지를 다시 이웃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런 판타지의 힘은 현실에서 800만 관객을 동원했다.



판타지의 바통은 외국영화가 이어받았다. 괄목상대할만한 디지털 기술력으로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을 스크린에 실현하는 방식이다. '반지의 제왕'을 만들었던 피터 잭슨 감독은 추억 속의 '킹콩'을 다시 불러냈다. 슬픈 눈을 가진 킹콩은 판타지에서 현실로 성큼성큼 걸어나올 만큼 실감난다. 손에 잡힐 듯한 컴퓨터 그래픽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와르르 허문다.



12월 초 개봉한 '해리포터와 불의 잔'은 벌써 관객 300만 명에 육박한다. 하늘을 나는 빗자루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마법 세계의 영토는 갈수록 끝이 없다. 연말에는 서양 판타지 소설의 또 다른 고전인 '나니아 연대기'가 영화로 선을 보인다.





: 3040세대여, 젊은 후배들과 노래방에 가는 걸 두려워 말라. 그대들의 독무대가 될지도 모르니. 올 노래방 신곡리스트의 상당부분은 1980~90년대 노래를 리메이크한 곡들이 차지했다. 리메이크한 가수들조차 "몇몇 곡은 처음 불러본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신세대들에겐 진정 '신곡'으로 통하는 노래가 허다하다. 김완선.전영록.어니언스.소방차.클론.박남정.이치현 등 '추억의 가수'들도 신곡을 들고 복귀 행렬에 합류했다. 장윤정에 이은 LPG.이재은 등 신세대 트로트 가수 열풍도 불었다.



짧지 않은 공백을 뒤로하고 브라운관에 돌아온 미시 탤런트들의 내공도 만만치 않았다. 인기드라마들을 보자. '장밋빛 인생'에는 이혼의 상처를 딛고 돌아온 최진실(사진 (5))이, '불량주부'에는 신애라가, '봄날'에는 10년 만에 컴백한 고현정이 있었다.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도 14년 만에 부활했다. 국내영화의 속편은 대략 실패한다는 속설을 깨고 '가문의 영광2-가문의 위기'와 '공공의 적 2'는 흥행에 성공했다.



옛 영광을 되새김질하려는 문화판의 이런 흐름에 대해 비평가들은 곱지만은 않은 시선을 보냈지만, 대중은 서슴없이 높은 점수를 매겼다. '돌아온' 옛 시절의 문화는 편린이 아닌 대세로 자리 잡았다. 2005년, 추억은 더 이상 추억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오늘이다.



엔터테인먼트팀





2005 스타들의 행보



*결혼 탤런트 이주희(1월 21일), 조PD(3월 8일), 김나운(3월 23일), 개그맨 황승환(4월 17일), 연정훈-한가인(4월 26일), 개그맨 김종석(4월 30일), 이진우-이응경(5월 7일), 김승우-김남주(5월 25일), 가수 유희열(6월 10일), 김원희(6월 11일), 영화배우 강성진(6월 18일), 박준형-김지혜(7월 3일), 남경주(7월 11일), 탤런트 최철호(8월 7일), 심은하(10월 18일), 김태균(10월 20일), 조민수(10월 21일), 황기순(10월 22일), 안상태(10월 23일), 리포터 류시현(11월 4일), 금보라(11월 11일), 조은숙(11월 11일), 개그맨 이승환(11월 14일), 채정안(12월 16일), 아나운서 황정민(12월 16일)



*군입대 가수 신동욱(1월), 소지섭(2월 28일), 이정진(2월 28일), 박광현(3월 31일), 지성(6월 7일), 연정훈(11월 1일), 문희준(11월 21일), 원빈(11월 29일)



*사망 길은정(1월 7일), 황해(2월 9일), 이은주(2월 22일), 전운(3월 26일), 장동휘(4월 2일), 김무생(4월 16일), 김진해(6월 26일), 김창남(6월 27일), 은방울 자매의 박세말(11월 4일), 정애란(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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