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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0㎞ 강행군 '승리 공신' … 김무성에게 힘 실리나

중앙일보 2015.04.30 01:32 종합 5면 지면보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운데)가 29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개표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광주 서을을 제외한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경기 성남 중원 등 세 곳에서 승리했다. 앞줄 왼쪽부터 유승민 원내대표, 김 대표, 이군현 사무총장. [최승식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역일꾼론’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넘었다.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총 4800㎞(새누리당 사무처 자료)를 이동하며 지역을 샅샅이 훑은 김 대표의 강행군이 결과적으로 4·29 재·보선 승리를 일궜다.

심판론 맞서 지역일꾼론 승부수
재·보선 계기 대야 협상력 높아져
“공무원연금 개혁 꼭 이루겠다”







 재·보선 승리가 확실시된 29일 오후 10시45분. 김 대표는 담담한 표정으로 서울 여의도 당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 당직자가 ‘김무성’을 외쳤지만 그는 동조하지 않았다. 그 대신 몸을 낮췄다. 김 대표는 “경제·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집권여당과 박근혜 정부에 힘을 실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가의 미래를 확실하게 준비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쟁과 정치 공세가 아닌 민생과 경제를 신뢰하는 국민의 여망을 잘 새겨듣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30 재·보선 승리 뒤 전남 순천-곡성에서 승리한 이정현 의원을 당 공식 회의에서 업고 돈 장면과는 달랐다.



 당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 승리의 가장 큰 요인으로 “철저히 지역에 천착해 지역일꾼론과 지역발전론으로 승부한 게 주효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진복 전략기획본부장은 “국민이 ‘경제를 살려달라’ ‘개혁을 계속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정치 논리보다는 지역발전론으로 접근한 것이 유권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당내에선 성완종 파문에서도 상황을 수습하고 재·보선 승리까지 이끈 김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소리가 잇따랐다. 한 핵심 당직자는 “김 대표가 지난 16일 박 대통령과 독대한 이후 당내 분란을 잠재우고 20일 이완구 전 총리가 사의를 표명할 때까지 ‘공중전’을 자제한 채 재·보선의 초점을 지역으로 옮긴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여권 내에서 김 대표의 영향력은 한층 커지게 됐다. 지난 16일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독대한 이후 외형상 두 사람 간에 ‘동반자’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김 대표가 성완종 파문의 어려움 속에서 재·보선 승리를 이끈 데다 여러모로 위기 관리에 적합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당·청 관계에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진 것 같다. ‘신 밀월’이란 말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김 대표가 위기를 맞은 박 대통령 구하기의 1등 공신이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김 대표의 대야 협상력도 높아지게 됐다. 김 대표는 이날 승리 소감에서도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야가 합의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루는 것”이라며 야당을 압박했다. 김 대표는 성완종 파문 속에 박 대통령이 제시해 수면 위로 올라온 정치개혁에 대한 어젠다도 곧 제시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선거 승리가 확정되기 직전 측근들과 만나 “이번 승리는 국민이 우리에게 준 마지막 기회다. 앞으로 국민이 원하는 정치개혁에 매진해야 한다”며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 선거 결과에 그냥 머물면 다음 총선도 대선도 희망이 없다”며 “김 대표는 앞으로 정치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쏟을 것이다. 이 부분은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협력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글=이가영·김경희 기자 ideal@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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