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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시간 버틴 28세 남성 기적의 생환

중앙일보 2015.04.30 01:18 종합 10면 지면보기
프랑스·네팔 구조요원들이 28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 시내의 무너진 아파트에 갇혀 있던 리시카날(28·가운데)을 82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해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카트만두 AP=뉴시스]



7층 아파트 잔해 깔려 있다 구조돼
유엔 “피해자 800만 … 이재민 140만”

네팔 지진 현장에서 무너진 아파트에 갇혀 무려 82시간을 버틴 남성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지진 당일 7층 아파트 건물의 2층에 갇힌 리시 카날(28)은 이후 나흘 가까이 움직이지도 못하고 건물에 깔려 있었다. “살려 달라”는 카날의 비명을 들은 프랑스 구조대는 전동 도구를 이용해 기둥을 잘라낸 뒤 6시간 만에 그를 구조해 냈다. 의료진은 “카날이 볼일도 못 보고 음식·물도 없이 버텼다”며 “순전히 의지만으로 살아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CNN은 네 자녀의 엄마인 마야 시톨라(40)가 36시간 만에 구조된 사연을 전했다. 인도 구조팀이 시톨라를 구조하는 데 걸린 시간은 18시간이었다. 무너진 기둥 사이에 시톨라가 끼어 있었기 때문이다. 시톨라는 “움직일 공간이 없어서 그대로 누워 있었다”며 “밖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리기에 ‘나는 곧 구조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터키 등에서 파견된 구조팀들이 카트만두 북부 바순드하라의 잔해 더미 속에서 3명의 생존자를 극적으로 발견해 내기도 했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중국·인도 등 10여 개국에서 온 의료진과 구조팀이 지진 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구조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추가 생존자가 나올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하다. 네팔에 구호 인력 90명을 파견한 폴란드 국제구조센터는 “지진이 발생한 지 5일째에 접어들면 생존율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밝혔다. 카트만두의 바기마티 강변에는 자욱한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시신을 처리하지 못한 사람들이 강변에서 시신 수십 구를 한꺼번에 화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실 코이랄라 네팔 총리는 28일 밤 늦게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앞으로 사흘간 공식 애도 기간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코이랄라 총리는 “특히 외딴 시골 마을에 대한 구호 작업에 막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까지 5000명을 넘은 사망자는 앞으로 1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이번 지진으로 발생한 피해자가 800만 명을 넘었으며, 긴급 식량을 필요로 하는 이재민이 14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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