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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도 생각 못했던 한화 선발진의 오아시스, 안영명

중앙일보 2015.04.21 18:45
"전혀 생각 안 했지." 올 시즌 한화는 8승 중 선발이 4승 밖에 챙기지 못했다. 당초 선발요원으로 생각했던 배영수(34)와 송은범(31)도 불펜으로 더 많은 경기에 나섰다. 그런 와중에 갑작스레 선발진에 합류해 힘을 주는 투수가 있다. 우완 안영명(31)이다.



안영명은 11일 깜짝 선발로 등판한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17일 대전 NC전에서도 5이닝 2피안타 1실점하고 2연승을 달렸다. 불펜투수들을 매경기 대거 투입하는 한화의 사정을 생각하면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힘을 주는 투구를 한 것이다. 안영명의 선발 전환은 김성근 한화 감독의 머리 속에서도 전혀 없던 전략이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선 안영명을 선발로 쓸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2003년 프로 데뷔 후 주로 불펜에서 활약했던 안영명은 2009년에 딱 한 번 선발로 풀시즌을 치렀다. 당시 성적은 11승 8패 평균자책점 5.18. 지난해에도 팀 사정상 6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적이 있다.



갑작스런 보직 변경이지만 안영명 스스로도 만족하고 있다. 2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안영명은 "캠프에서도 120개 정도씩 많이 던졌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직구 위주로 승부했던 안영명은 선발로 보직을 바꾼 뒤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까지 다양한 공을 던지고 있다. 안영명은 "선발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사실 11승할 때도 평균자책점은 안 좋았는데 요즘은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전지훈련에서 많이 던지게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어깨나 팔에는 전혀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승을 거뒀지만 들뜨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안영명은 "솔직히 내가 선발이라는 마음보다는 일단 2이닝을 던지고, '1회만 더'라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간다. 사실 예전엔 6~7회 던지자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서 초반부터 흔들렸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웃었다. 김성근 감독이 좋아하는 일구이무(一球二無·공 하나를 던지면 다음은 없다는 뜻)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안영명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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