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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달리던 버스가 물속으로 "우웅"…수륙양용버스 타보니

중앙일보 2015.04.21 18:12
21일 오전 11시30분 인천 서구 경인아라뱃길 여객터미널. 육지를 달리던 버스가 선착장 앞에 멈춰섰다.



"앞에 있는 구명조끼를 착용해주세요. 물에 들어가겠습니다."



가이드의 말이 끝나자 탑승자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 비상시 탈출요령 등을 설명한 뒤 버스는 "우웅~" 소리와 함께 물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순간 둥실 뜨는 느낌이 들더니 이내 "그릉그릉" 선박 모터 소리가 들렸다. 육지를 달리던 버스가 배로 변신한 것이다.



다음달 15일 운행을 인천과 경인아라뱃길 일대에서 운행을 시작하는 국내 첫 수륙양용버스 '아쿠아버스'가 공개됐다. 아쿠아버스를 운영하는 아쿠아관광코리아는 21일 실제 운행 지역인 아라뱃길 여객터미널과 아라뱃길 일대에서 시승 행사를 했다.



오리 캐릭터를 그려넣은 아쿠아버스는 8t 트럭을 개조해 아쿠아관광코리아가 직접 만들었다. 교통안전공단과 선박안전공단에서 각각 자동차·선박 안전검사를 받아 통과했다.



아쿠아버스 길이는 12.6m, 폭 2.5m에 높이 3.7m다. 특히 높이가 일반 시내버스보다 60㎝ 정도 높다. 아쿠아관광코리아 측은 "물에 들어가면 1.1∼1.2m가 잠기기 때문에 높게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호덕 아쿠아관광코리아 대표는 "만에 하나 방수 처리된 실내에 물이 들어오더라도 버스 안에 설치된 펌프 6대가 작동해 물을 빼낸다"고 말했다. 버스 안에는 18인승 구명보트 1대가 비치돼 있다.



엔진은 3개가 달려 있다. 하나는 육상용이고, 둘은 해상용이다. 버스 뒤에는 선박에서 볼 수 있는 스크류를 장착했다. 육상에서는 최고 시속 140㎞, 물에서는 최고 10노트(시속 18.5㎞)까지 낼 수 있다. 수륙양용이어서 운전도 두 명이 한다. 한 명은 버스 운전기사고 또 한 명은 물에서 수륙양용버스를 모는 항해사다.



땅에서의 승차감은 일반 좌석버스와 비슷하다. 물 속에서는 소음과 진동이 일반 여객선보다 훨씬 덜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온 외국 선수단을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했을 때 "해상에서 승차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정원은 39명으로 운전자와 가이드 등을 빼면 35명 정도가 탈 수 있다. 실제 운행은 육상 50분, 해상 15분으로 총 65분이다. 인천 아라뱃길 터미널에서 출발해 아라뱃길 남쪽을 따라 10여㎞를 달린 뒤 뱃길을 건너 다시 터미널로 온다. 그러곤 바다에 들어가 주변을 돌아보는 코스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30분∼1시간 간격으로 수륙양용버스 2대를 번갈아 운행할 예정이다.



요금은 만만치 않다. 성인 3만원, 초·중·고생 2만5000원, 12세 이하 미취학 아동 2만원이다. 장호덕 대표는 "미국·영국 등지의 수륙양용버스는 운임이 4만원 정도로 더 비싸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또 "중국에는 수륙양용버스가 한 대도 없는 만큼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쿠아관광코리아는 올해 말부터 인천공항 환승객을 대상으로 하는 수륙양용 관광코스를 만들 예정이다. 내년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센트럴파트 공원 내 수로에도 26인승 수륙양용버스 3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쿠아관광코리아 측은 "남해안 지역의 한 도시도 수륙양용버스에 관심을 보여 운영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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