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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육군 준장, 돈받고 취업청탁했다 구속

중앙일보 2015.04.21 18:01
우리 군의 장성들이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해 윤일병 구타 사망 사건과 부하 여부사관 성추행 등으로 사단장에서 해임되고, 최근 방위사업비리 혐의로 예비역 장성들이 잇따라 검찰조사를 받고 구속된데 이어 최근엔 현역 장성들이 직권을 남용하다 발각돼 처벌을 받고 있다.



21일엔 지난해까지 육군 시험평가단장을 지낸 김 모 준장이 ‘알선수재 및 제3자 뇌물요구’ 혐의로 군검찰에 구속됐다. 자신이 시험평가를 맡고 있는 방위사업체에 지인의 아들 취업을 청탁해 취업시키고, 병사로 복무중인 지인 아들 5명의 보직을 변경하거나 편의를 봐준 혐의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취업청탁과 병사들의 보직변경을 요구한 것이다.



군검찰에 따르면 김 준장은 2013년 10월경 지인의 아들 3명의 취업청탁을 받아 업체에 취업을 요구했고, 이 가운데 한명이 다음해 1월 1일부터 이 업체에 근무중이다. 또 지인 아들중 통신병으로 근무하는 병사의 상관에게 보직 변경을 지시해 해당부대 부군단장 당번병으로 옮기도록 했다. 나머지 병사들에 대해서도 대대장에게 전화를 걸어 편의를 부탁하기도 했다. 군 검찰 관계자는 “취업청탁과 보직을 변경해주며 13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군검찰은 또 이날 서울에 위치한 국방부 직속 사령부에서 후임병들에게 가혹행위와 성추행을 한 병사의 사건 조사를 중단하고 원래 부대로 복귀시키도록해 직권남용혐의로 형사입건된 이 모 사령관(준장)에 대해 벌금 500만원의 약식기소 했다.(본지 20일자, 10면 참고) 군검찰 관계자는 “군내에서 직권남용으로 형사입건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반 검찰에서 처리한 사례를 참고해 약식기소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약식기소가 된 이 준장은 명예퇴직금 7200여만원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준장은 24일 사령관 인수인계를 하고 조만간 전역할 예정이다.



이 준장은 지난해 3월 20일쯤 후임병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 부대 헌병대등 조사관들에게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지시했다. 해병대 소속으로 근무하다 이 부대로 근무지를 옮긴 A씨가 후임병들의 사타구니에 섬유탈취제를 뿌리고, 라이터로 펜치를 달궈 수염을 뽑는가하면 종이를 씹어서 후임병들끼리 입으로 돌리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5일뒤 돌연 조사를 중단하고, 가해자를 원래부대인 포항 해병대 부대로 돌려 보내라고 했다. A씨는 아무런 처벌 없이 지난해 5월 19일 병장으로 전역했다. 이 과정에서 전직 합참의장 출신인 예비역 대장의 사건무마 청탁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군검찰 관계자는 “가해자의 아버지와 어릴때부터 알고 지냈던 전직합참의장이 사건을 무마해 달라는 청탁전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군검찰은 이 사건을 일반 검찰로 이관해 민간인이 된 A씨와 전직 합참의장 등을 조사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장교들의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지방의 한 국군병원에선 전역을 앞둔 B대위가 동료 간호장교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동료 군의관, 간호장교들과 회식을 하던중 옆방에서 쉬고 있던 부하 간호장교를 성후행한 혐의다. 또 올 초에는 혹한기 훈련을 받던 경기도 지역 국군병원 군의관들이 훈련에 아예 참여하지 않거나, 임의로 행군에 빠지는 등 훈련을 기피하다 감찰에 발각돼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해 28사단 윤일병 사건과 17사단장의 부하 여부사관 성추행등으로 곤욕을 치르고도 유사한 사건이 끊이질 않아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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