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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달동네에 문화·교육·복지 어우러진 도시 창조 활발

중앙일보 2015.04.21 00:05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의 모델이 된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의 아름다운 전경. 최근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사진 부산시]


해발 200~300m 야산에 자리 잡아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않는 계단식 마을, 알록달록 파스텔톤의 지붕과 벽체, 크고 작은 벽화와 조형작품으로 장식된 꼬불꼬불한 골목길…. 부산 사하구 감천2동 감천문화마을의 모습이다. ‘한국의 산토리니’라 불린다.



 감천마을이 최근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 관광 100선’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부산에서 해운대·태종대와 나란히 선정돼 부산의 대표 관광지로 명성을 날린 것이다.





[1957년 감천문화마을의 모습]
근·현대사 흔적과 문화 간직



감천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 등의 힘겨운 삶의 터전이었고, 근·현대사 흔적과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조그마한 주택은 화장실·주차장 등이 없을 정도로 볼품없다. 지금도 개인 화장실이 없는 500가구는 공동화장실(40여개)을 이용한다. 사람이 살기에는 불편한 곳이다. 20여 년 전 2만5000명이던 마을 주민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4400여 가구 9000여 명으로 줄었다. 그것도 주민의 23%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폐가·빈집만 200여 채에 이르는 부산의 대표적 달동네다.



하지만 2009년 예술가와 주민, 행정기관이 힘을 모아 문화마을 조성에 나서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고 지저분한 골목을 정비한 뒤 예술품을 설치했다. 빈집엔 서양미술·도자기·염색작가 10명이 입주해 작품을 갤러리에 전시되고, 아트숍에서 판매했다. 주민과 관광객이 쉴 쉼터(북 카페)와 주민의 삶의 흔적이 밴 박물관도 열었다. 주민들은 마을지도를 만들고 코스에 따라 스탬프를 찍어오면 선물을 주는 등 관광객 유치에 힘썼다. 7곳의 마을기업에서 공동작업을 해 만든 관광상품도 판매했다. 물론 행정기관은 정화조와 주차장 확충 등에 예산을 지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2011년 3만명, 2012년 9만8000명, 2013년 30만4000명, 2014년 79만7092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된 것이다. 올해는 100만 명 이상의 방문이 예상된다. 이주주민도 눈에 띄게 줄었다. 뛰어난 마을경관에 문화예술을 접목한 덕분이다.



 감천마을이 도시재생의 대표적 모델로 꼽히는 이유다. 이런 성공사례는 부산에서 동구 초량동 이바구길,영도구 영선동 흰여울 마을, 동구 범일동 안창마을, 서구 동대신동 닥밭마을 등 20여 곳에 이른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부산의 도시재생사업이 한결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반시설 확충, 주거환경 개선사업, 공동체회복 운동을 넘어 예술 상상마을 조성, 아파트처럼 마을을 관리하는 마을지기사무소 설치, 대학가 청년창조발전소 운영, 도시재생위원회 발족, 도시재생지원센터 발족 등이 속속 진행중인 것이다.



 예술 상상마을은 산복도로 일대의 폐가 등을 창작공간으로 활용하면서 환경개선사업을 동시에 한다. 구·군 공모를 거쳐 오는 7월 대상지 한곳을 선정해 2017년까지 35억원을 지원한다. 마을에는 청년·대학생의 일자리도 제공한다.



마을지기사무소는 아파트 단지처럼 노후주택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담당한다. 시는 우선 5곳을 선정해 오는 7월부터 운영하고 2018년까지 매년 5곳씩 확대운영하기로 했다. 사무소당 연간 2억원을 지원하고 마을경제 활성화를 위한 컨설팅 단도 운영한다.



부산시 도시재생 사업 진화



직업·취미 등이 비슷한 청년을 위한 셰어하우스도 운영한다. 노후 주택지를 리모델링하거나 빈터에 주택을 신축해 청년들이 거실·화장실·욕실을 공유하면서 침실은 따로 사용하는 집이다. 시는 31억원을 지원해 올해 10가구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매년 40가구씩 총 130가구를 제공한다. 청년 창조발전소는 감만·대연·장전·주례·감전동 등 7곳을 대학과 연계해 문화·교육·서비스산업 등을 창출하는 곳이다. 시와 구·군은 이러한 도시재생에 연간 1000억원씩 투입한다.



 이러한 도시재생의 핵심은 ▶사람중심의 창조도시 ▶주민 자생자립에 의한 공동체 부활 ▶지속가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창조는 기존의 것을 리모델링하는 물리적 개발을 넘어 인적자원과 경제·문화 등을 융합해 교육과 복지·문화가 어우러진 새 도시를 만든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서 시장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 ‘도시재생 활성화와 지원에 관한 지원법’제정을 주도해 부산의 도시재생을 본격화한 장본인.



시장 당선 이후에는 ‘창조적 도시재생’을 공약하고 다양한 사업을 펴고 있다. 서 시장은 “도시 전체에 사각지대 없이 시민 모두 행복한 마을만들기가 도시재생 사업”이라고 정의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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