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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승패를 가름하는 자와 가늠하는 자

중앙일보 2015.04.21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2015 메이저리그가 개막했다. 아무래도 우리 선수들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야구팬들은 “추신수의 홈런 한 방이 승패를 가름했다” “위기의 순간에 승패를 가름하는 류현진의 호투가 빛났다” 등과 같은 소식을 기대하면서 상대팀과의 승부를 가늠해 본다.



 승패나 승부를 가름하는 사람과 가늠하는 사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름’과 ‘가늠’은 모양과 발음이 비슷해 혼동해 쓰이곤 한다. 그러나 의미에 차이가 있으므로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가름’은 쪼개거나 나누어 따로따로 되게 하는 일을 의미한다. “차림새만 봐서는 여자인지 남자인지 가름이 되지 않는다”와 같이 쓸 수 있다.



 ‘가름’은 쪼개거나 나누다는 의미의 ‘가르다’에 명사를 만들어주는 접미사 ‘-ㅁ’이 붙어 이루어진 단어다. 그러므로 어떤 결과를 ‘가르게’ 되는 일을 표현할 땐 ‘가름’을 쓴다고 기억하면 된다. “추신수의 홈런 한 방이 승패를 가름했다”의 경우 홈런 한 방이 승패를 갈랐다는 의미이므로 ‘가름’을 써야 바르다.



 ‘가늠’은 “그는 한 눈을 감고 다른 한 눈으로 목표물을 가늠해 보았다”에서처럼 목표나 기준에 맞고 안 맞음을 헤아려 보는 일을 의미한다. 또 “선생님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 보였다”에서와 같이 사물 등을 어림잡아 헤아려 보는 일을 의미할 때도 ‘가늠’을 쓴다.



 기억하기 쉽게 ‘가늠하다’는 ‘헤아려 보다’는 의미와 바꿔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팬들은 상대팀과의 승부를 가늠해 본다”의 경우 ‘승부를 헤아려 본다’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에 ‘가늠’을 사용해야 한다.



 ‘가름’과 ‘가늠’의 차이를 확실히 알았다면 승패를 가름하는 사람과 가늠하는 사람의 차이도 알 수 있다. 승패를 가름하는 사람은 승패의 결과를 가르는 사람, 승패를 가늠하는 사람은 승패를 헤아려 추측하는 사람을 뜻한다. 올 시즌에도 추신수·류현진 두 선수가 승패를 가름하는 활약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



김현정 기자 kim.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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