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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오피스 부부’ 갈등 극복 - 남편 회사 ‘그녀’보다 멋진 여자로…

온라인 중앙일보 2015.04.21 00:01
[이코노미스트]


남편과 소통 늘리고 강점 개발해야 … 회사의 제도적 장치도 필요

그녀는 전업주부다. 한때 ‘미모의 디자이너’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지만, 둘째 아이가 생기면서 일을 그만뒀다. 남편이 일하는 것을 싫어했고, 두 아이를 계속 친정에 맡길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남편은 잘 나가는 회사 부장으로, 그에게는 이른바 ‘오피스 와이프’라 할 수 있는 입사 동기 여성이 있다. 남편이 자주 언급한 바 있어, 그녀도 그를 잘 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남편이 그 동기에 대해 이야기 할 때마다 기분이 좀 묘해지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저녁 늦게 서로 메신저를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그 때는 정말 기분 나빴다. 물론 업무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했지만, 부부인 자신보다 그 동기와 더 친한 것 같아 강한 소외감을 느꼈다.



직장생활을 안 해본 게 아니라, 업무라는 공통 관심사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해도 남편이 가정보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으니, 그냥 넘기기가 쉽지 않다. 남편도 그 동기를 이성(異姓)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아내로서 그 여자에 대한 감정은 간단치 않다. 최근 둘의 친밀감이 더 두터워졌다고 느껴져, 언제 어떻게 연인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이 몰려온다.



부부나 애인 아니지만 더욱 친밀한 남녀



‘오피스 부부’란 말이 있다. 부부나 애인은 아니지만, 직장에서 이들보다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남녀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부시 전 미 대통령과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이 오피스 부부였다고 알려질 만큼 외국에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만, 신체적 접촉은 하지 않는다’로 정리된다. 오피스 부부는 최근 공무원들이 세종청사와 혁신도시로 대규모 이동하여, 가족과 분리된 ‘기러기’가 늘어나면서 더욱 이슈화되고 있다.



현대인에게 업무와 직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직장에서 이성 동료와 많은 시간 함께 지내다 보면 정(情)이 들게 마련이다. ‘오피스 와이프’는 아내처럼 친하게 지내는 여성이고, ‘오피스 허즈번드’는 남편처럼 친하게 지내는 남성이다. 직장에서 동료는 큰 힘을 발휘한다. 차 한잔 하면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업무를 도와줄 뿐 아니라, 술 한 잔 하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동료의 역할을 이성이 맡아주는 것이다. 물론 회사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남녀 간의 관계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배우자가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을 서로 원할 때, 오피스 부부는 언제든지 동료관계를 넘어 연인관계로 바뀔 수 있다.



가정에서 부부가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다 보면 소원해지게 마련이다. 특히 인격의 결함이 있는 경우 더 쉽게 빠져든다. 남녀관계에서 어떻게 섹스를 완전히 배제할 수 있겠는가? 오피스 부부는 언제든지 불륜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오피스 부부에 대해 긍정적이다. 남성은 50%, 여성은 30%가 인정한다. 긍정적인 이유로는 ①업무적 도움 ②조언과 충고 ③생활의 활력소 순이다. 또한 통계는 직장인 10~30%에서 실제 오피스 부부가 있다고 보고한다. 남성은 50%, 여성은 30%에서 오피스 부부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상대방의 성적매력에 대해 남성은 70%, 여성은 30%에서 느낀다고 한다. 남녀 간 차이가 있지만, 오피스 부부가 한국 직장문화에 점점 깊숙이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성의식이 변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9명은 혼전 성관계에 대해 긍정적이다. 40%에서 혼전동거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성(性)은 여전히 이중적이다. 겉과 속이 다르다. 여성만의 순결이 강조되고, 금기와 향락이 공존하며, 성의 상업화가 난무한다. 위선과 체면을 중시하는 유교문화의 잔재다. 강하게 금지하면 더 몰래 하는 법이다. 오피스 부부는 이중적인 사회에서 왜곡될 수 있다. 오피스 부부가 불륜으로 몰려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직장 내 정적에 의해 악용되는 것이다. 불륜을 오피스 부부로 위장할 수 있다. 합리화 기전이 작동하는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이제, 그녀에게 돌아가자. 그녀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부부 간 소통이 중요하다. 인간은 소통 없이 살아갈 수 없다. 터놓고 얘기하는 사이에 친밀감이 생기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①남편에게 대놓고 물어보자. “오피스 와이프가 있는가?” 아니, 이렇게 묻자. “잘 통하는 여자 동료가 있는가?” 절대 기분 나빠하지 말자. 집보다 직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실을 어찌하겠는가? ②오피스 와이프를 인정해 주자. 트렌드가 그렇다는데 어쩌겠는가? 몰래 통하는 것을 막을 재간은 없다. 남편이 즐겁게 회사생활을 한다는데 나쁠 것도 없지 않는가? ③모든 것을 드러내 놓고 토론하자. “그녀의 어떤 면이 좋은가?”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자. 남편의 말을 다 믿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의심하면 안 된다. 속아주는 편이 낫다. 그냥 토론하는 것 하나만이라도 남편과 소통이 된 것이다. 그리고 가끔 이 세 가지를 가볍게 점검하자. 남편이 선을 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의심 말고 속아줘라



둘째, 멋진 여자가 돼야 한다. 그녀의 좋은 면은 나의 부족한 면이다. 부족한 면은 인정하자. 완벽한 아내가 돼야 한다는 환상은 버리자.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하자. 남편 회사 일이 복잡하고, 들어야 잘 모를 수도 있고, 듣는다고 무슨 뾰족한 수 있겠는가? 그래도 회사 일이 힘든지 자주 물어봐야 한다.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해봤으니 전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 추임새를 넣으며, 멍하게 듣기만 하면 된다. 남편이 말 안하려 한다면 힘들지 않거나, 바깥에서 다 해결한 것이다. 그리고 남편에게 확인하자 “나의 어떤 면이 좋은가?” 나의 강점을 개발하자. 나의 미래를 기획하자. 필요하면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튼 그녀보다 멋진 여자가 돼야 한다!



셋째, 사회 문제는 개인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사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모든 인간은 유혹 앞에 연약하다. 사고를 막으려면 남녀 간에 경계가 설정돼야 한다. 이성(理性)만이 둘 사이의 경계를 지켜준다. 하지만 이성은 감성에 무너지고, 감성은 충동에 무너진다. 여성은 감성적이고, 남성은 충동적이다. 육체적 관계보다 정신적 외도가 더 잔인할 수 있다. 제도적 장치만이 선의의 피해자를 예방하고, 인격의 결함과 인간의 모순성에 대항할 수 있다. 직장 내 성희롱도 법적 대처를 통해 많이 개선되었다. 오피스 부부를 인정하고, 사내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①남녀 간 카풀을 금한다. ②저녁 식사 후 남녀 둘이 2차 가는 것을 금한다. ③아주 급한 일을 제외하고, 사적인 카톡이나 문자를 금한다.



글=이후경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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