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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차움과 함께하는 건강관리

중앙일보 2015.04.21 00:00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오른쪽)가 식도 아칼라지아 여성 환자에게 몸에 흉터를 남기지 않고 선택적으로 식도의 근육을 절개하는 포엠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희귀 식도질환 아칼라지아, 내시경 수술법으로 치료

음식을 삼킬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구토를 하는 희귀 질환이 있다. 바로 ‘식도 아칼라지아’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오판하는 경우도 많다. 식도 아칼라지아를 진단·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는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적다. 2011년부터 국내 최초로 새로운 내시경 수술법인 ‘포엠(POEM)’으로 식도아칼라지아를 포함한 식도질환 완치에 도전하는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를 만났다.



"흉터 남기지 않고 회복 빠르고 부작용 적어 선진국에선 보편화"



직장인 김의석(45·가명)씨는 4년 전 ‘식도 아칼라지아’ 진단을 받고 1년 후 내시경 풍선 확장술을 받았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어느 날부터 며칠을 굶어도 속이 더부룩한데 살이 5~10㎏ 빠져 병원을 찾았다. 하부식도가 막혀 있었다. 식도 아칼라지아가 재발한 것이다. 그는 포엠 수술로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음식 삼킬 때마다 가슴 아프고 구토

‘식도 아칼라지아’는 이완을 뜻하는 희랍어 ‘칼라지아(chalasia)’에서 파생된 말로, ‘이완이 되지 않는다(아칼라지아)’는 뜻을 담은 말이다. '식도 무이완증'이라고도 한다. 음식을 삼킬 때 식도와 위의 경계 부위인 ‘하부식도 괄약근’이 이완되지 않고 닫혀 있거나 불완전하게 이완되면서 음식이 내려가지 못하고 식도에 머무른다. 이렇게 꽉 찬 음식물로 흉통이 생긴다.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을 토하는 사례도 많다. 아직까지 식도 아칼라지아가 왜 발병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선진국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1명이 식도 아칼라지아로 진단받는다. 우리나라는 식도 아칼라지아 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다. 조 교수는 “식도 아칼라지아는 3세 아이부터 80세 어르신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발병할 수 있다”며 “최근에도 20대 젊은 여성이 아칼라지아로 포엠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식도 아칼라지아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요법, 보톡스 주입법, 내시경 풍선확장술, 외과적인 수술법 등이 있다.

 약물요법은 완치가 쉽지 않고, 보톡스 주입법은 3~6개월마다 재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치료 효과가 일시적이다. 내시경을 통해 식도에 풍선을 넣어 막힌 근육을 넓히는 내시경 풍선확장술도 재발할 위험이 크다는 것. 그 때문에 외과적인 수술이 유일하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었다. 하지만 수술 이후 역류성 식도염, 소화성 협착, 체외 흉터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런데 최신 치료법인 포엠(POEM·Peroral Endoscopic Myotomy for Achalasia)은 내시경을 통해 몸에 흉터를 남기지 않고 선택적으로 식도의 근육을 절개한다. 외과적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면서도 역류성 식도염 같은 부작용도 훨씬 적다. 완치도 기대할 수 있어 해외 선진국에서는 포엠 치료법이 보편화되고 있다.



수술 환자 80명 모두 식생활 정상

조 교수는 포엠 치료법을 통해 식도 아칼라지아를 치료하는 세계적인 권위자로 손꼽힌다. 조 교수는 지난 3년간 80명이 넘는 식도 아칼라지아 환자들에게 포엠 치료법을 시행했다. 치료를 받은 지 3년이 넘은 15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조 교수에게 포엠 수술을 받은 환자 모두 부작용 없이 일상적인 식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식도 아칼라지아뿐 아니라 조기 식도암, 점막하종양 같은 식도질환도 외과적 절제 없이 포엠 치료법으로 집도한다.

 특히 그가 식도 아칼라지아 환자에게 집도한 포엠 수술의 중장기 성적은 지난해 국내 대한소화기내시경 추계학술대회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1만6000여 명의 소화기내과 및 외과 의사들이 참가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 소화기병 학술 대회에서 포엠 수술법을 주제로 조 교수팀이 만든 비디오가 ‘최우수 교육비디오 상’을 받았다. 현재 이 비디오는 전 세계 의료진에게 교육자료로 널리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조 교수는 “본인의 식도질환이 식도 아칼라지아인지 아닌지 의심될 때는 식도 아칼라지아 전문가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식도 기능 검사, 식도 산도 검사. 식도 내시경초음파 검사, 식도조영술 등 정밀검사를 받아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또 “학회 차원에서 포엠에 대한 다기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장비 및 기술이 도입되고,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해 식도질환을 치료하는 우리나라 의술이 한 단계 성숙하기를 기대한다”며 “포엠에 대한 한시적 인정 비급여 또는 의료보험이 빨리 적용돼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정심교 기자 jeong.simkyo@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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