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팔내려 성공한 심수창, 불운의 아이콘은 이제 그만

중앙일보 2015.04.17 18:43
"안쓰러울 정도였다."



프로야구 롯데 이종운(49) 감독은 투수 심수창(34) 이야기가 나오자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1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에러 나와도 웃으며 던지더라. 야수들이 도와주지 못했지만, 내용도 좋았다"며 "NC에 좋은 타자들이 많은데 최고의 투구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심수창은 16일 부산 NC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8피안타 6탈삼진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 초반 선수들의 실책성 플레이가 실점으로 이어지며 3회까지 4실점을 한 심수창은 이후 11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등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보였다.



심수창은 '불운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2004년 LG에 입단한 그는 231경기(선발 96경기)에 등판했지만, 29승(55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2006년 LG에서 뛸 당시 10승(9패)을 달성한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2009년부터 세 시즌에 걸쳐 18연패를 해 프로야구 최다 연패 기록을 갖고있다. 당시 잘 던진 경기에서도 수비 실책이 나오거나 타선이 터지지 않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심수창은 "18연패 동안 7~8경기에선 승리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연패를 기록하는 사이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그는 2011년 8월 9일 롯데전에서 연패를 끊고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로 이적한 그는 이름('밝을 창(彰)'에서 '창성할 창(昌)'으로 개명)을 바꾸고 새출발을 꿈꿨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15을 기록했고, 퓨처스리그(2군)에 머문 시간이 더 많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심수창은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 투구 폼에 손댄 것이다. 정통 오버핸드스로 투수인 그는 팔을 내리기로 했다. 실전에서는 두 개의 투구 폼을 쓸 계획을 세웠다. 이종운 감독은 "10년 동안 오버핸드스로로 던졌는데 평범하지 않았나. 성공 여부를 떠나 변화를 택한 모습이 보기 좋다"며 그의 도전을 응원했다.



프로 입단 12년차, 적잖은 나이에 택한 모험은 일단 성공적이다. 구속이 오르고, 공의 움직임도 좋아졌다.몸이 유연해 경기 도중 팔 각도를 변화해도 큰 무리가 없다. 상대 타자들도 갑작스러운 투구 폼 변화에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오히려 팔을 내려 던질 때 밸런스가 더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겨우내 땀을 흘린 심수창은 비어있던 롯데 5선발 자리를 꿰찼다. 지난 10일 부산 한화전에 올 시즌 첫 등판한 그는 5이닝 7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지만,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당시 심수창은 "내게는 승리가 참 어렵다"고 아쉬워 했다. 이종운 감독은 "절실한 마음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2경기를 던지면서 자신감이 붙었을 거다"며 "경기는 졌지만 심수창을 얻었다"고 밝혔다.



잠실=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