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쇠퇴 장미동·월명동 일대
시, 옛 조선은행 등 건축물 개조
교육과 문화·체험 결합해 관광화
주말이면 최대 1만 명 몰려 북적
도심재생 성공 모델로 떠오른 전북 군산시 장미동과 월명동 얘기다. 이 지역은 ‘근대문화도시 조성 사업’을 통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되면서 평일 700~800명, 주말엔 하루 3000~5000명씩 방문객이 몰린다. 올 한 해에만 70만~100만 명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곳은 내항 인근인데다 시청과 법원·경찰서 등 관공서가 집결해 오랫동안 군산시의 중심부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나운동·미륭동·조촌동이 개발되면서 급격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다. 주민들은 신시가지 아파트로 대거 빠져 나가고 관청들도 줄줄이 이삿짐을 쌌다.

박물관 주변의 근대 건축물을 역사벨트로 묶는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1922년 지은 옛 조선은행 건물은 근대건축관으로, 농민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하던 일본 제18은행은 근대미술관으로 꾸몄다. 수탈한 쌀을 저장하던 양곡 창고는 공연장과 갤러리로 재단장했다. 일제시대 무역회사 건물은 카페로 탈바꿈하고 다다미방을 갖춘 일본식 가옥은 숙박체험시설로 개조했다.
박물관 주변 750m 구간에는 시간여행 거리도 조성했다. 상가·식당 건물 외벽에 시멘트나 벽돌 대신 목재를 사용해 1930~40년대 분위기를 물씬 풍기도록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군산시 근대문화도시 사업은 국토교통부 경관 평가와 유엔-해비타트의 ‘아시아 도시경관’ 평가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말에는 도시재생 선도 사업으로 지정돼 100억원의 인센티브도 받았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잘 조성된 인프라에 볼거리·즐길거리 등 다양한 콘텐트를 채워넣는 작업에 힘을 쏟겠다”며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미래를 함께 조망할 수 있도록 새만금과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