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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우야 나 좀 볼까 … 독사 감독의 호출

중앙일보 2015.04.17 00:20 종합 28면 지면보기
안익수 18세 이하 대표팀 감독(左), 이승우 바르셀로나 후베닐A(右)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이 ‘독사’와 만난다. 전자는 ‘리틀 메시’로 불리는 유망주 이승우(17·바르셀로나 후베닐A), 후자는 ‘학구파 지도자’ 안익수(50) 18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두 사람은 오는 29일 수원 JS컵에 출전할 18세 이하 대표팀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만난다.


18세이하 축구대표팀, 29일부터 수원 JS컵 출전
이승우 “최연소 A매치 출장하고 싶다” 자신만만
팀워크 조련 대가 안익수, 개인플레이 용납 안 해
“악동 얘기 들었다, 팀에 어울리는 선수로 키울 것”

 이승우는 한국축구의 향후 10년을 이끌 재목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 대동초 재학 중이던 지난 2011년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FC 바르셀로나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라 마시아(바르셀로나 유소년팀 통칭)’의 일원이 됐다. 현재 바르셀로나 후베닐A(17~19세팀) 소속으로 ‘메시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17세 이하 한국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로 성장했고, 국가대표팀 조기 발탁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귀하신 몸’이 됐다.



 득점 본능은 타고났다. 지난해 9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 16세 이하 선수권 8강전에서 70m를 드리블 하며 일본 수비수 6명을 잇따라 제친 뒤 골을 넣어 천재성을 입증했다. 최근 영국 축구전문지 ‘월드 사커’가 선정한 축구계 500인에 기성용(스완지시티)·손흥민(레버쿠젠)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첼시·맨체스터시티(이상 잉글랜드)·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유럽 빅 클럽들도 그를 주목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찍 꽃피운 천재성이 혹여 금세 사그러들지 않을까 우려한다. 박양하(전 경남 2군 감독)·김병수(영남대 감독)·이천수(인천) 등 한국축구에 등장한 ‘축구 천재’들은 자만심과 혹사, 주위의 지나친 관심 등으로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이승우는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입국 인터뷰에서 “최연소 A매치 출장 기록을 세우고 싶다. 뿐만 아니라 팀 선배 메시를 뛰어넘어 유럽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FIFA-발롱도르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감이 충만한 건 좋지만 그게 자만심으로 변하면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승우가 안익수 감독을 만난 건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안 감독은 ‘팀을 위하는 선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다. 전술도 철저하게 팀워크 위주로 짠다. 팀을 벗어난 개인 플레이는 용납하지 않는다. 서글서글하고 친절한 성격임에도 ‘독사’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안 감독은 ‘천재’로 분류되는 이승우와 걸어온 길이 다르다. 숭실고 3학년 때 뒤늦게 엘리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학업을 병행한 끝에 중앙대 체육학과에 합격했지만, 인천전문대에 다시 입학해 축구선수의 꿈을 이어갔다. 성남 일화(성남 FC의 전신)에 입단한 이후 ‘악바리 수비수’로 비로소 주목을 받았다. 국가대표를 역임했고 성남의 K리그 3연패를 이끌며 최고 수비수로 인정받았다. 2010년 명지대에서 체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공부하는 지도자’다.



 안 감독은 이승우를 조련하기 위해 그를 인정하되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승우가 살아온 환경의 특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안 감독은 “승우는 어릴 때 스페인으로 건너가 그 곳에서 성장했다.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선수인 만큼 튀는 부분이 있더라도 차이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팀의 공통 목표와 가치관에 반하는 행동이 나오면 단호하게 대처해 변화를 이끌겠다”고 했다.



 전제조건은 ‘객관적인 눈’이다. 안 감독은 “대중의 관심을 받는 선수를 가르칠 땐 지도자가 선입견을 갖지 않는 게 중요하다. 언론과 여론이 내린 평가에 의존하면 잘못 판단할 수 있다”면서 “악동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내 눈으로 보지 않은 건 믿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승우를 포함해 내 팀 선수들에게 획일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겠다. 충분한 스킨십을 통해 각자의 특성과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각자의 목표를 제시하겠다. 승우도 같은 과정을 거쳐 우리 팀에 어울리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JS컵은 박지성이 이사장으로 있는 JS파운데이션이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창설한 대회다. 한국과 프랑스·벨기에·우루과이 18세 이하 대표팀이 참가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안익수 18세 이하 대표팀 감독



● 이력 : 숭실고-인천전문대

● 체격조건 : 1m83㎝·80㎏

● 선수 시절 포지션 : 중앙 수비수

● 특징 : 근성 있는 수비력, 팀워크 위주 1993~95년 성남 일화 K리그 3연패 일궈 체육학 박사 '공부하는 지도자'



이승우 바르셀로나 후베닐A



● 이력 : 대동초-바르셀로나

● 체격조건 : 1m73㎝·60㎏

● 포지션 : 최전방 공격수

● 특징 : 천부적인 득점력, 개인기 위주 2014 아시아 U-16 선수권 MVP·득점왕2011 세계 유스클럽 선수권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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