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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발 미세먼지는 언제쯤 줄어들까?

중앙일보 2015.04.17 00:09 종합 33면 지면보기
홍인기
카이스트 경영대학 초빙교수
지난해 11월 11일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차 베이징에 온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과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계획에 관한 양국의 협정’에 합의한 바 있다. 합의 요지는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 한도를 2025년까지 2005년 수준의 26~28%까지 감축하기로 하고,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을 피크로 그 이후에는 동결한다’는 것이다. 또 중국은 203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피크로 동결키 위해 현재 10%인 무공해에너지 사용 비율을 20%까지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당초 미국은 중국 탄소배출의 피크 연한을 2025년으로 할 것을 주장했으나 중국은 현재 산업구조에서 2030년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버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의 석탄 생산 거점인 켄터키주의 메로컬 상원의원(공화당 원내총무)이 이번 합의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실행계획을 전격 타결지었다. 그 반대급부로 중국은 석탄 사용은 대폭 줄이면서 무공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크게 끌어올리기로 양보한 것이다. 이번 합의는 1997년 교토의정서(첫 국제 기후변화협정)에 반대했던 미·중 양국이 탄소배출 축소에 관한 기본원칙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2015년 12월 파리에서 개최될 국제환경정상회담에 기본방향을 제시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중국은 세계 제1의 공해배출국이다. 2012년 기준으로 중국은 세계 탄소배출의 27.2%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14.4%다. 따라서 중국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첫째, 중국이 공해배출 최고가 된 것은 중국의 빠른 공업화에서 비롯됐다. 공해를 줄이는 과정에서도 시간상, 물리적 한계가 있다. 즉 중국으로선 석탄 사용이 국민건강을 해치고 인간수명을 단축시킴에도 불구하고 석탄 사용 위주의 산업구조를 개혁하는 게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중국은 공업화의 핵심인 전력 생산의 80% 이상을 석탄용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수력은 11%, 가스는 4%, 태양열과 풍력발전은 각각 2%에 불과하다. 중국은 에너지의 원천별 소비 구성에서도 석탄 비중이 70%나 된다. 세계 평균은 30%이고 미국은 20%, 인도는 53%다. 반면 석유, 가스 및 재생 에너지 등은 30%(세계 70%, 인도 47%)에 불과하다. 그런 면에서 전력 생산과 산업용·난방용 에너지를 무공해 에너지로 짧은 기간 내에 대체한다는 것은 중국의 산업화 현실에서 결코 쉽지 않다. 에너지 소비 중 가스의 비중을 4%에서 8%까지 올리는 데에도 2025년까지 걸린다. 석탄 수요를 감축해도 2020년까지 70%에서 62%까지로 줄일 수 있는 것이 최선이다.



 둘째, 중국의 공업화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의 증가 속도도 문제다. 온실가스 배출 비중을 보면 2001년에는 미국 비중이 20%일 때 중국의 비중은 14.4%였으나 고속성장을 거치고 난 뒤인 2011년에는 중국의 비중이 24.1%까지 급증했다. 드디어 15%인 미국과 역전되어 중국이 온실가스 배출 제1등국이 됐을 정도다.



 또 1950∼89년의 40년간과 2011∼2030년까지 20년간의 1인당 탄소배출량을 따져 보면 중국은 전기(前期)의 3.2t에서 9.5t으로 3배 이상 대폭 늘어났다. 미국은 이 기간 동안 1인당 배출량이 16.7t에서 21.9t으로 25% 증가에 그쳤을 뿐이다. 따라서 중국이 이런 산업구조하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게 얼마나 심각하고 어려운 작업인지 가늠할 수 있다.



 중국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감축계획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중국은 과감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우선 그동안 금지됐던 원전(原電) 건설을 확충해 2020년까지 발전량 5800만KW로 현재의 3배로 늘리고, 수력발전과 대체에너지로서 무공해 발전을 대폭 확대해 80%의 비중인 석탄용 발전을 60%대까지 줄이기로 했다.



 문제는 이런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산업구조상 2030년까지 절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과 그때까지는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국의 비장한 공해 억제를 위한 거국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 날아오는 중국발 미세먼지는 2030년까지 심해지면 심해졌지 결코 약화되거나 순화될 것 같지 않다. 몽골 고비사막의 가뭄과 저기압에 따른 상승기류를 타고 한반도로 건너오는 황사먼지 중 50% 이상이 중국의 동북부 산업지대를 통과한다. 결국 봄철마다 우리나라는 중국발 중금속 미세먼지에 오랫동안 시달릴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중국에서 제작된 ‘딸 뇌종양의 원인’이라는 스모그 고발 다큐를 2억 명 이상의 중국인이 클릭했다는 중앙일보 기사를 읽었다. 중국의 공해는 남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2030년까지 뾰족한 해법도 없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감정을 느끼는 양국 국민의 불편이 오래 지속될 것 같아 걱정이다.



홍인기 카이스트 경영대학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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