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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34조원 안심전환대출 오해와 진실

중앙일보 2015.04.17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고성수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35만명 가까운 국민들이 34조원에 달하는 대출을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탔다. 고정금리 대출로는 파격적인 2% 중반대의 낮은 금리는 역시 매력적이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갖고 있던 국민들이 앞다투어 신청해 당초 계획됐던 20조원이 나흘 만에 동이 났고, 추가 신청을 받아야 했다.



 반응은 엇갈린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선 서민대책 부족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로 주요 외신 및 신용평가 회사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국내외의 엇갈린 반응은 정부가 이 제도를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한데 기인한 듯하다.



안심전환대출은 국내 금융산업의 불안요소로 지적되고 있던 가계대출의 질적 개선을 목표로 도입됐다. 국내 가계대출은 절대 규모보다 대출구조의 취약성이 문제가 돼왔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기간 동안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차입자의 상환불이행 위험에 노출되는 한편 만기시 부동산시장의 상황에 따라 대출연장이 원활치 못하는 경우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몇 년전 주택시장이 침체되자 깡통주택이나 하우스푸어 같은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비해 대부분 선진국에서 활용되는 고정금리 원리금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은 대출기간 동안 장기에 걸쳐 원금을 차곡차곡 상환하는 한편 금리부담 또한 일정수준으로 고정되어 있어 안정된 가계운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변동금리 원금일시상환형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은 단기적으로 이자만 상환하면 됐기 때문이다. 금리도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낮았다. 그러나 최근의 금리 하락으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격차도 축소됐다. 고정금리의 장점이 부각됨에 따라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 연준이 예고한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금번 대책은 일부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가계대출의 축소나 서민주거복지를 위한 대책은 아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규모를 축소하기 보다는 질적 개선이 목적이다. 일부에서 정부가 중산층을 대상으로 공적자금을 34조원이나 사용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정부의 대출전환한도는 실제 대상자들에게 지불하는 돈이 아니라 전환된 대출을 한국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유동화할 수 있는 연간 한도액이다. 어떻게 보면 정부는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추가적인 재정의 투입없이 오랜 숙원이었던 가계대출의 구조개선을 도모하는 것으로 계층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여지는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번 대책이 오랜 숙원이었던 취약한 대출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금융시장의 대변혁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유동화 증권의 원활한 유통 등을 위한 추가적인 정책보완이 요구된다. 아울러 당연한 우려겠지만 금융감독 당국은 변화하는 대출관행에 따른 시장 및 산업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의 구조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고성수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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