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림수하이 베어링자산 아세안 총괄
“관광산업 기지개 펼 태국도 주목”
-중국 증시 과열 논란의 와중에 인도네시아·태국 투자가 대안인가.
“인도네시아·태국은 산유국이 맞지만 아세안 국가 중 말레이시아를 빼곤 모두 원유를 더 많이 수입한다. 최근 저유가 덕분에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도 힘을 보탰다. 조코위(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새로운 토지수용제도는 혁명적이다. 자금조달 규제를 완화하고, 토지수용 일정이 확 앞당겨졌다. 덕분에 인프라 건설 붐이 예상돼 부동산·건설 분야에서 성장이 기대된다. 태국은 지난해 5월 선포한 계엄령을 이달 초 풀면서 관광 산업이 다시 살아나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
-아세안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어떠한가.
“아세안 10개국 중 인도네시아·싱가포르·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 5개국 위주로 한다. 외국인 투자 규제가 있는 베트남에도 투자한다. 미얀마·브루나이는 아직 증권거래소가 없고, 캄보디아·라오스는 거래소가 있긴 한데 상장 종목이 너무 적다. 그래서 일부 자금은 아세안이 아닌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위험 분산 차원에서 투자하고 있다.”
-가장 잘한 투자와 실패한 투자는.
“2003년 사스(SARS) 창궐로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증시가 폭락했다. 모토롤라에 납품하는 한 전자회사를 눈여겨봤다. 영업 실적이 좋고, 배당도 많이 하는데 사스로 인해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 당시 바닥에서 해당 종목을 산 뒤 세 배 이상 수익을 올렸다. 시장이 어려울 때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이 있다. 반면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당시 말레이시아 주식을 매도한 것은 잘못한 판단이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본 유출 방지책을 발표해 서둘러 팔았는데 증시가 생각보다 빨리 반등했다. 상황이 덜 분명할 때 성급하게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한국의 경기와 증시 전망은 어떠한가.
“한국은 최첨단 기업인 삼성전자가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선진국이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경제 영토를 늘리고 있는 것은 경기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아직 증시만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인덱스(MSCI)에서 선진국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선진 지수 편입은 시간 문제로 본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