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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이 사랑한 수제 스포츠카 … '나만의 차'를 드립니다

중앙일보 2015.04.17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15일 이혁 로터스코리아 대표가 로터스 엘리스CR 운전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34마력 엔진을 장착했지만 최고 속도는 204㎞/h에 달한다. [신인섭 기자]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년)’에서 잠수함으로 변하는 차로 등장한 로터스 에스프리.
영국의 수제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가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 팔을 걷어부쳤다.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주문생산’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오토 미션 모델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이혁 로터스코리아 대표
주력 모델 엘리스 7200만원부터
옵션 덜고 성능 강화, 860㎏ 경량
맞춤 제작 가능 … 오토 미션 늘려
영국 본사 생산과정 공개 검토 중



 15일 본지와 만난 이혁(36) 로터스코리아 대표는 “완벽히 고객 개개인의 개성을 반영한 자동차로 한국 시장에 뿌리 내리겠다”며 “현재 운영 중인 서울 청담동 매장 외 추가로 매장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로터스는 가볍고 빠른 자동차의 대명사 같은 브랜드다. 창업자 콜린 채프만(1928~1982)의 의지를 그대로 구현한 덕이다. 로터스는 엔진을 운전석 바로 뒤에 놓아 무게중심을 낮추고, 차량 앞뒤 무게중심을 맞추는 미드십(MR) 방식을 성공적으로 구현해 1960~70년대 자동차 경주대회를 석권했다. 여기에 경량화 된 섀시로 차량 무게를 덜고, 폭발적인 성능을 더했다. 엔트리급 모델인 엘리스(Elise·판매 시작가 7200만원)의 경우 860㎏대(공차 중량 기준) 가벼움을 자랑한다. 주행성능에 집중하고 옵션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무게는 물론 가격까지 낮췄다. 로터스는 탁월한 디자인으로도 인기다. 영화 ‘귀여운 여인’과 ‘007시리즈’ 등에도 잇따라 등장한 이유다. 007 시리즈의 주인공인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는 실제 로터스 ‘에보라 400’의 오너이기도 하다.







 기아자동차가 1996년 7월 출시했던 스포츠카 엘란의 기본 설계는 로터스를 기본으로 한다.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는 로터스의 섀시를 기초로 했다. 철저한 수제 생산 방식은 로터스의 가장 큰 특징. 때문에 영국 헤델 공장에서 한해 1600여대 정도만 생산된다. GM과 부가티에 이어 프로톤에 잇따라 매각되는 등 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엔 경영상황이 안정되면서 큰 폭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엔 전년보다 글로벌 판매대수가 58% 급증했다.



 부동산 컨설턴트 출신인 이 대표는 이같은 ‘수제생산’과 로터스 만의 뛰어난 주행 성능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입지를 넓힐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대표는 이날 “로터스의 가장 큰 무기는 대규모 완성차 업체와 다른 100% 수동 생산 방식”이라고 단언했다. 차체를 비롯해 자동차 생산공정 대부분이 사람의 손으로 이뤄지는 만큼 소비자 주문에 따라 원하는 부분에 자신의 이니셜 등을 새겨 넣거나, 차량 마감부 꿰맴(스티치) 방식를 달리하는 등 ‘나만의 차’를 만드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카를 기본 골격으로 하는 만큼 개성 넘치는 외형도 매력적이다. 그는 “차량 계약자가 직접 영국 헤델 공장을 방문해 자신의 차가 생산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하는 등의 다양한 마케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터스 영국 본사도 지난해부터 생산 공장 방문과 견학, 제품 설명 등을 포함한 ‘딜리버리 투어’를 시행 중이다.



 로터스는 사실 2000년대 후반 한국 시장에 진출했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었다. 수동 미션을 장착한 모델이 대부분이었던 데다, 써킷 만을 달리는 스포츠카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로터스 본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수동 미션 중심의 라인업에서 벗어나 최근 오토 미션을 장착한 라인업이 늘고 있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이 대표는 “오토 미션을 적용한 덕에 로터스는 스포츠카인 동시에 출·퇴근도 가능한 개성있는 자동차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남과 다른 차’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로터스에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선 로터스 브랜드 차량이 한 해 300여대 가량 팔린다.



글=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영상=유튜브 jalopezvc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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