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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생협 불법운영…전과 10범 목사 경찰에 덜미

중앙일보 2015.04.15 10:18
가짜 조합원 명단을 만들어 '풀뿌리 동네병원'을 내세우는 의료생협을 불법으로 개설한 뒤 여러 곳의 병·의원을 운영한 50대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도심의 한 교회를 운영하는 이 목사는 의료법 위반 등 전과만 10범이다.



대구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5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전모(56)씨를 구속했다. 또 전씨와 함께 A의료생협과 이 생협에 소속된 병·의원 3곳 개설에 참여하고 운영한 이모(56)씨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전씨 등은 2010년 7월 조합원 300인 이상, 출자금 3000만원 이상이라는 자료를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하면 개설이 가능한 의료생협을 만들었다. 주변인들의 이름을 조합원 명단에 써넣어 제출하는 방식을 이용해서다. 그리고 2012년과 2013년 대구시 달서구와 서구 등에 이 생협 산하 요양병원 1곳, 한의원 1곳, 일반 의원 1곳 등 모두 3곳의 병·의원을 보건소에 신청해 차렸다.



경찰은 이날 전씨의 조합원 명단을 중복 이용해 2013년 3월 B의료생협을 개설하고 의원 1곳을 운영한 김모(55)씨 등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전씨와 김씨의 생협 2곳은 이렇게 모두 4곳의 병·의원을 운영해 최근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73억6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의료생협은 조합원과 지역주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조합이다. 1999년 도입됐다. 현재 의료법상 의료기관은 의료인만이 설립할 수 있지만 의료생협은 관련법(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따라 비영리법인도 개설 가능하다.



조합원 300명 이상, 출자금 3000만원 이상, 배당 금지 등이 기본 조건이다. 경찰은 "이들은 조합원 복지를 내세워 생협을 만든 뒤 병원을 개설했고, 실제로는 사무장 병원 형태로 운영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전씨는 월급 900만원과 병·의원 건물 임대료 1200만원 등 2000만원씩을 챙겼다. B생협 이사장인 김씨도 월급 300만원에 법인카드 200만원 등 500만원씩을 꼬박꼬박 받았다.



경찰은 의료생협 허가를 내준 대구시 관련 공무원의 계좌를 살펴보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의료생협 다수가 사무장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경찰청과 의료생협에 대해 합동으로 실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49곳의 사무장 병원이 발견됐다. 전국 의료생협은 총 386곳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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