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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정의 High-End Europe]
코모 호수의 별장같은 호텔, 빌라 데스테

중앙일보 2015.04.15 08:01



















스위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북쪽, 알프스 산맥이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호수들이 있다. 알프스의 남쪽 산기슭을 따라 오르타(Orta), 마조레(Maggiore), 루가노(Lugano), 이세오(Iseo), 코모(Como), 가르다(Garda) 호수 등 크고 작은 호수들이 서쪽에서부터 동쪽으로 흩어져 있다. 산과 호수가 함께하는 뛰어난 풍경에 지중해의 온난한 기후와 밝은 태양까지 더해져 오래전부터 많은 유럽의 귀족들과 예술가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지역이다.



푸른 호수와 깎아지른 듯 높은 산들, 짙푸른 올리브 나무와 야자수, 그리고 각양각색의 꽃들 속에 저마다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저택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중세시대부터 손꼽히던 유럽 최고의 피서지이자 별장지여서다.









이 호수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은 역시 코모호수이다. 밀라노에서 북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코모 호수는 가장 긴 쪽이 50km정도의 Y자를 거꾸로 세워 놓은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코모 호수에 앞서 코모 시가지에 들러본다. 천천히 호수를 바라보며 여유있는 산책을 해도 좋고 코모 시가지의 두오모 등을 둘러보아도 좋다. 푸니쿨라라 불리는 귀여운 등산열차를 타고 브루나테(Brunate)에 오르면 알프스의 높은 봉우리와 롬바르디아 평야, 코모 호수의 전체 모습까지 조망할 수 있다. 유람선을 타고 호수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도 있다.









좀 더 특별한 코모 여행, 이곳을 사랑했던 세계적인 명사들의 여행을 살짝이라도 엿보고 싶다면 빌라 데스테(Vill d’Este)가 제격이다. 빌라 데스테는 Y자 모양 호수가 갈라지는 곳에 자리한 작은 마을 체르노비오(Cernobbio)에 있다.



25에이커에 이르는 넓은 정원 속에 2개의 메인 빌딩과 3개의 프라이빗 빌라, 골프장, 전용 선착장 등을 갖춘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전설적인 최고의 호텔이다. 이곳에 처음 건물이 세워진 것은 15세기로, 그때는 소박한 수녀원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정원에는 수녀원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 후 100년이 흐른 16세기에 처음 대저택으로 건설되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호텔로 변모한 것은 1873년. 빌라 데스테의 이름은 18세기 불운했던 영국의 왕비 캐롤라인이 붙여준 이름이다.



2개의 메인 빌딩 중 한 곳은 16세기에 지어진 저택을 유지한 곳이며 또 다른 곳은 캐롤라인 왕비가 이곳에 머물 때 지어진 곳이다. 정원도 아래 부분은 르네상스 스타일, 윗부분은 18세기 스타일로 되어있다.



호숫가 테라스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야경.
이러한 건물과 정원의 역사는 얼마나 오랫동안 빌라 데스테가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유지되어왔는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약 600년의 세월 동안 빌라 데스테는 코모 호수와 이탈리아 상류층의 상징이었다. 16세기에 이미 모로코 왕족에게까지 아름다움이 소문 나 있었다고 하며 그 이후에도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의 왕족과 귀족들이 이곳을 찾아 자신 만의 시간을 보냈다.



호텔이 된 후에는 세계적인 명사들의 뜨거운 사랑도 더해졌다. 마크 트웨인과 같은 소설가, 로시니에서 마돈나에 이르는 음악가, 랄프 로렌과 같은 디자이너들이 이곳을 두 번째 집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랑했다.



할리우드 스타들도 이곳을 즐겨찾았다. 20세기 중반에는 ‘또 하나의 할리우드’라 불릴 정도로 많은 영화배우들을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이곳을 사랑했던 알프레드 히치콕감독은 그의 첫 번째 영화 ‘The Pleasure Garden’을 이곳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빌라 데스테를 촬영지로 삼은 영화는 그 외에도 셀 수 없다.









총 152개의 방은 어느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다.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하며 서로 다르게 장식되어있다. 호텔 전체를 장식하고 있는 시대를 달리하는 가구와 장식품, 미술품 등도 명품 골동품 수준이다. 넓은 정원 테라스와 함께하는 베란다(Veranda) 레스토랑은 음식은 물론 경치로도 유명하다.



전용 선착장에서는 코모 호수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워터스포츠가 시작된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리딩 호텔 멤버이기도 하다. 호텔의 명성에 걸맞는 최고의 서비스와 함께 고객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꼽는다. 투숙객이나 레스토랑 방문객이 아니면 함부로 호텔 내부를 둘러볼 수도 없다. 수많은 명사들이 이곳을 사랑했던 이유이기도 했을 것이다. 아름다운 모습만을 고객에서 보이고자 하는 것일까? 겨울 시즌에는 문을 닫는 것이 아쉽다.



코모에서 개인 전용보트를 빌려타고 빌라 데스테의 전용 선착장에 내려 호텔 직원의 도움을 받아 베란다 레스토랑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한다면 마치 왕족이 된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코모 호수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일정이라도 세계적인 명사의 하루를 경험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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