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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오미찌' '귀국 후 미팅' … 홍문종과는 18차례 만남 기록

중앙일보 2015.04.15 02:40 종합 2면 지면보기
A4용지 1000여 쪽 분량의 ‘성완종 비망록’ 중 지난해 3월 하순 부분. 3월 27일 오전 11시20분 이완구 총리를 이 총리 의원실인 국회 의원회관 829호에서 만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비망록은 단순히 만남을 기록한 것으로 금품 로비와 관련됐다고 볼 수 없다. [김상선 기자]


지난 9일 정치인 금품 전달 의혹을 제기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그간 행적이 담긴 비망록(‘성완종 다이어리’)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2013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성 전 회장의 만남·행사 일정이 적힌 다이어리에는 그가 남긴 메모에 등장한 8명과의 만남도 세세히 적혀 있어 이들의 동선을 파악하는 데 핵심적인 자료가 될 전망이다. 분량은 A4용지로 1000여 장이다.

비망록 1000장엔 어떤 내용
“성완종, 사무실 온 적 없어”
홍문종 당초 해명과 달라
메모 8인과의 만남 세세히
대통령 일정 ‘VIP’ 칸도 작성



 14일 본지와 JTBC가 입수한 다이어리는 컴퓨터로 작성된 것으로 성 전 회장 사망 후 검찰 조사를 받던 한 경남기업 관계자가 검찰에 제출했다. 이 다이어리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2013년에 이완구 총리를 9차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을 9차례, 서병수 부산시장을 5차례씩 만난 것으로 돼 있다. 2014년에는 이 총리를 14차례,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6차례,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5차례, 서병수 부산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을 각각 4차례, 이병기 현 대통령 비서실장을 한 차례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올해 들어서는 서병수 시장과 허 전 실장을 각각 한 번씩 만났다.







 특히 성 전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기 한 달 전인 지난 2월에도 허 전 실장과 만난 것으로 돼 있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는 2013~2014년 18차례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무실에 온 적도 없는 사람”이라는 당초 홍 의원 해명과 배치된다. 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세 차례에 걸쳐 성 전 회장을 만났다. 12월 27일 ‘홍문종 귀국 후 미팅(메모)’ 등 해외 출장을 다녀온 홍 의원의 귀국 시점까지 기록돼 있다. 그보다 앞선 시기인 2013년 6월 19일에는 ‘12:00 홍문종/오미찌’라고 적혀 있다. 오미찌는 여의도에 있는 일식집이다. 성 전 회장은 홍 의원과 개인적으로 만날 때는 의원회관과 당사를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2013년 8월 일정의 여백에는 ‘8/21(수) 서병수(현 부산시장) 식사 통화’라고 썼다. 성 전 회장은 대통령의 중요 일정은 날짜 칸 바로 아래 별도의 칸을 만들어 기록하기도 했다. ‘VIP 베트남 방문’ 등이다.



 만남 장소는 서울 여의도·마포·광화문 일대 음식점이 망라돼 있었다. 여의도 한정식집 다원, 중식당 외백, 렉싱턴호텔 양식당, 광화문 싱카이, 마포 진미식당 등이다. 다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 친박계 의원들과 자주 찾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는 동일한 시간대에 여러 스케줄이 적혀 있기도 했는데 자신이 참석하지 못하는 행사까지 챙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날에는 ‘55분까지, 넥타이 착용’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기록했다.



글=조택수·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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