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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1688억 묶어놨지만 … 세월호 총 비용은 5548억

중앙일보 2015.04.15 01:57 종합 8면 지면보기


“기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히면서 탐욕적으로 사익을 추구했다. 취득한 이익은 모두 환수해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 재원으로 활용하겠다.”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 내용이다. 청해진해운이 무리하게 배를 증개축한 결과로 대형 인명사고가 난 만큼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이후 검찰과 법무부는 대대적으로 고(故) 유병언 전 청해진해운 회장 일가와 측근들의 재산 찾기에 나섰다.

턱없이 적은 환수 재산
부동산 등 상당수 근저당 상태
경매 땐 헐값에 팔릴 우려
100억 오하마나호 28억 받아
정부, 청해진 보험금 확보나서







검사 4명과 전문수사관으로 특별반을 구성해 전국의 실·차명 재산을 추적한 지 1년. 정부는 이들의 재산을 어느 정도나 확보했을까.



 14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는 총 1688억원의 재산을 확보했다. 민사상 72건의 가압류 처분을 통해 1282억원을 확보했으며 다섯 차례의 형사상 추징보전 조치로 1157억원을 동결했다. 이 중 중복된 재산이 751억원이어서 실제 확보한 총액은 1688억원이다. 추징보전이란 범죄수익을 빼돌릴 것에 대비해 매매 등 일체의 처분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묶어두는 것이다.





 찾아낸 재산은 서울 염곡동 세모타운,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홍익아파트 224채 등 부동산부터 계열사 지분, 실·차명 예금 등이다. 청해진해운 소유 선박도 확보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로 얼마를 환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당수 재산에 은행 등 기존 채권자가 근저당권을 설정해 놓은 데다 경매를 하면 감정평가액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청해진해운이 소유했던 오하마나호는 감정가가 100억원이 넘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네 차례 유찰돼 28억여원에 낙찰됐다. 결론적으로 국가가 환수할 수 있는 건 1688억원 중 일부다. 반면 세월호 사고 수습 및 피해 지원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돈은 5548억원에 이른다. 최대한 환수해도 4000억원 이상 부족하다는 계산이다. 이에 법무부는 재원을 추가 확보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이 가입한 선박보험의 보험금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선장 살인죄 적용될까=세월호 관련 재판은 대부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심에서 이준석(70) 선장은 유기치사상 등의 혐의로 징역 36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부작위(不作爲)에 의한 살인’ 혐의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란 의무를 행하지 않았을 때 사람이 숨질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동에 옮기지 않은 경우다.



 검찰은 이 선장이 “배에서 탈출하라”는 퇴선 방송을 하지 않은 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승객들이 사망해도 된다는 속마음을 이 선장이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불분명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다친 동료를 두고 탈출한 박기호(54) 기관장에 대해서는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이 선장에게도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28일 이뤄진다. 이와 별도로 유병언 일가와 측근, 그리고 구조 및 관제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해경에 대해서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세월호 재판·수사 대상에는 유병언 전 회장의 장녀 섬나(49)씨와 차남 혁기(43)씨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신병이 확보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지난해 검거된 섬나씨는 현지에서 범죄인 인도재판을 하고 있다. 하급심은 한국 송환을 결정했지만 이달 초 프랑스 최고 항소법원이 “적절성 여부를 재검토하라”며 되돌려 보냈다. 혁기씨도 미국 등 외국 사법당국과 공조해 1년째 추적하고 있지만 종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민제·최경호·최모란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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