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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사관, IS 공격 받았는데 … 대사와 통화도 안한 외교부

중앙일보 2015.04.15 01:54 종합 10면 지면보기
주리비아 한국 대사관이 지난 12일 총기 난사 공격을 당할 당시 현지 공관장인 이종국 리비아 대사가 한국에 귀국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도 외교부는 이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언론브리핑에서 이 대사가 튀니지에 있다고 설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리비아 대사 한국에 있는데
외교부 “튀니지서 지휘 중”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관련 있는 괴한들이 대사관을 공격한 지난 12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사건 개요를 설명하면서 “현재 (이종국) 대사는 임기가 다 됐기 때문에 교대하는 상황이라 튀니지 튀니스에 있다. 곧 한국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가 후임자가 올 때까지 튀니스의 임시사무소에서 트리폴리 현장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지난해 6월 이슬람 민병대가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를 장악하며 치안이 악화하자 한국 대사관도 인근 튀니지로 공관원 일부를 임시 철수시켰다. 이후 한국 외교관들은 트리폴리와 튀니스를 오가며 현지 상황을 챙기고 있다.



 문제는 이 대사가 지난 1일 이미 귀국했다는 점이다. 이 대사는 2일 본부 인사국에 귀임 보고까지 마쳤다. 그런데도 담당 외교부 간부는 국내에 귀국한 이 대사를 튀니지에 머물고 있다고 브리핑한 셈이다. 리비아에 있는 공관원과 교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인력과 정보를 동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관의 책임자인 대사와 전화통화를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그러다 보니 대사가 국내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것이다. 이 대사의 후임인 김영채 대사는 13일에야 현지에 도착했다. 이 대사가 귀국한 사실도 언론 보도로 공관이 피습당한 걸 알게 된 이 대사가 13일 외교부 본부에 먼저 연락해 파악됐다고 한다.



 하지만 외교부는 이를 곧바로 바로잡지 않고 14일 일부 언론에서 보도가 나온 뒤에야 뒤늦게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 대사가 튀니지에 있다고 했던 당국자는 “대책 마련에 바빴던 중에 여러 질의응답이 오가다 말실수를 한 것 같다. 현장 조치 중심으로 움직이다 보니 실수를 하게 된 것 같다”고 사과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사건 개요를 기자들에게 시급히 설명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고 상당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총격 사건에 대해선 트리폴리에 있는 대리대사 격의 참사관과 주로 연락하며 대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교부는 트리폴리 공관을 폐쇄하고 대사관 직원 2명 전원을 튀니스로 임시 이동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리비아에 머물고 있는 우리 국민 32명에게도 철수를 권고했지만 생계상의 이유 등으로 계속 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유지혜·안효성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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