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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억짜리 화천 자전거다리, 자전거는 '출입금지'

중앙일보 2015.04.15 00:56 종합 21면 지면보기
지난해 준공한 화천 자전거다리. 가운데 부분이 끊겨 있어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찬호 기자]


강원도 화천군 하남면 거례리 북한강 한가운데에는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거례리와 원천리를 연결하는 자전거다리의 일부다. 72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완공한 이 구조물은 중앙의 콘크리트와 철골조 경사로 등으로 길이가 210m에 달한다. 그러나 구조물이 준공된 지 5개월이 됐지만 아직 이용할 수가 없다. 구조물과 강 양쪽이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 중앙 구조물에 수상부교 연결
완공 2개월 만인 올 2월에 끊겨
‘출입금지’ 붙여놓고 ‘개통’ 홍보



 구조물과 강 양쪽 190m 구간은 폰톤다리로 연결했지만 현재는 끊어진 채 방치돼 있다. 화천군은 한번 설치했던 폰톤다리를 재사용하기 위해 안전시설 등을 정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폰톤다리는 플라스틱 통을 연결하고 그 위에 나무를 얹은 일종의 수상부교다. 화천군은 강 옆 다리 입구에 ‘출입금지’ 안내판을 달아 자전거다리를 사용할 수 없음을 알리고 있다.



 화천군이 순환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 북한강에 폰톤다리를 설치한 것은 지난 2009년. 그러나 홍수 등으로 폰톤다리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중 조정 경기와 군부대 훈련 등에 폰톤다리가 방해물이 되자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리를 만들기로 했다. 길이 540m에 예상 사업비는 103억에 달했다. 화천군은 사업비가 부담되자 다리 중앙 부분은 콘크리트로, 그 옆은 철골조 다리로 하고 나머지를 폰톤다리로 연결하기로 했다.



 화천군은 다리를 만들면서 다리 중간에 반지 형상의 조형물을 설치했다. 또 휴식과 함께 전망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름 20m 규모의 광장도 조성했다. 화천군은 이 다리가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순환하는 ‘산소 100리 자전거길(42.2㎞)’을 완성하는 것은 물론 예비 신랑신부의 야외 웨딩 촬영, 관광객의 휴식공간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구조물 준공과 함께 폰톤다리를 임시 연결했다. 지난 겨울 북한강이 얼면서 모양이 약간 어긋났지만 관광객은 별 어려움 없이 폰톤다리를 지나 콘크리트 구조물에 갈 수 있었다. 그러나 2월 말 얼음이 녹으면서 폰톤다리 일부가 끊어졌다. 그럼에도 화천군은 지난 2월 말 이 자전거다리 준공으로 산소 100리 자전거길이 완전 연결돼 3월 전면 개통한다고 홍보했다.



 홍보를 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현재도 폰톤다리는 구조물과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자전거 동호인들은 이 다리를 건너 순환 자전거길을 달릴 수 없는 실정이다. 경기 김포에 살면서 화천 전원주택에 가끔 온다는 김세경(54·여)씨는 “화천에 올 때마다 자전거를 타는데 자전거다리가 준공됐다고 해 와봤더니 건널 수가 없었다”며 “다리 중간에서 강줄기를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거례리 이장 최동흠(66)씨는 “다리가 준공된 줄 알고 서울에서 4대의 자전거를 자동차에 싣고 왔다가 헛걸음했다는 관광객의 항의전화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화천군 관계자는 “기존 폰톤다리 정비를 위해 업체와 비용 등을 산출하고 있다”며 “다음 달에는 다리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이찬호 기자 kab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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