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산 불량 강아지 인형, 인천세관서 바로 걸린 이유

중앙일보 2015.04.15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장난감을 수입하는 A사는 지난해 12월 중순 중국으로부터 강아지 인형 1만여점을 들여오기 위해 인천세관에서 통관절차를 밟았다. 서류에 문제가 없었지만 세관에 파견돼 있던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 신영철 과장이 제동을 걸었다. 이 업체가 과거에 수입한 제품이 불량제품 단속에 걸렸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국표원이 강아지 인형에 대한 성분 검사를 의뢰했더니 인형에서 납 함유량 기준치(300㎎/㎏)보다 높은 수치(335㎎/㎏)가 검출됐다. 수입은 즉각 금지됐고 물품은 전량 폐기됐다. 신 과장은 “수입제품에 대한 안전 검사를 하는 국표원과 통관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관세청이 협업을 한 결과”라고 말했다.


관세청·국가기술표준원 협업 체제
통관 단계서 공동검사 적발률 높여

 국표원은 수입제품 검사를 통해 안전인증마크(KC마크)를 부여하고, 시중에 유통되는 불법·불량 제품을 단속한다. 지난해 9월 국표원이 통관절차에 참여하면서 수입제품의 안전성 검사가 크게 강화됐다.



 이 결과 관세청의 불법·불량 수입품 적발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관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175건의 수입제품을 선별 검사해 안전인증 표시 등을 위반한 불량·불법 제품 총 67건 18만여 개를 적발했다. 성능이 기준에 미달된 전기램프 등 전기용품 15만3290개, 납 함유량이 안전기준의 25배를 초과하는 아동 의류 등 유아용품 6253개, 몸에 해로운 인형 등 불량 완구 2만457개 등의 수입이 금지됐다.



 이런 성과는 수입제품에 발급된 KC마크가 진짜인지 여부에 대한 국표원의 검증이 이뤄지면서 가능해졌다. 또 육안으로는 안전성 여부를 알 수 없는 중금속 함유 제품의 유입도 관세청과 국표원의 협업으로 막을 수 있었다. 이밖에 국표원이 상습적으로 불량제품을 수입하는 업체 정보를 관세청에 주고, 인천세관이 이를 바탕으로 수입을 막으면서 성과가 나올 수 있었다.



 국표원도 관세청의 덕을 보고 있다. 국표원이 기존에는 유통단계에서 불량제품을 적발하더라도 전체 수량이 얼마인지 알 수 없어 리콜을 통해 수거하는 비율이 40%에 불과했다. 관세청과 협조가 가능해지면서 관세청의 수입통관 정보를 바탕으로 리콜해야 할 수량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됐다. 100%리콜이 가능해진 것이다. 관세청은 지난달 25일부터 인천세관에만 있던 협업사무소를 인천공항, 평택항, 부산항에도 설치해 협업을 확대했다.



 관세청과 국표원의 협업사례는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2014년 정부 3.0’의 협업사례 250여개 중 최우수 사례로 선정돼 최근 대통령 표창까지 수상했다. 또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정부 3.0 체험마당’에서 해당 사례가 전시·홍보될 예정이다. 김낙회 관세청장은 “물품을 단속하고 세금을 추징하는 규제기관이란 이미지를 넘어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KC마크=국가기술표준원이 검사를 통해 안전요건이 확인된 제품에 한해 부여하는 국가통합인증마크(Korea Certification mark). 지식경제부, 노동부 등 여러 부처에서 각각 부여하던 13개 법정인증마크를 2009년 7월 1일부터 통합한 안전인증 마크다. 자동차·가전제품·유모차·승강기 등 730여개 품목은 KC마크를 부여 받아야만 판매 및 수입할 수 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