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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프레타 포르테 부산'… 내년 봄·여름 유행을 점치다

중앙일보 2005.12.05 22:26 종합 25면 지면보기
#'쇼트 팬츠'의 물결=벨기에 출신으로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로니크 르로이.크리스티앙 뵈이넝스와 캐나다 출신의 드니 가뇽 등 해외 디자이너들은 일제히 '쇼트 팬츠'를 내놓았다. 보통 핫팬츠라고 불리는 쇼트 팬츠는 극도로 짧은 반바지로 각선미를 드러내는 대표적 아이템. 보통 쇼트 팬츠는 몸에 붙는 스타일이지만 이번 시즌엔 보다 편안해 보이는 옷이 많았다. 바지 통이 상당히 넓거나 주름을 많이 줘 입는 부담감을 줄였다.


눈길 확 끄는 쇼트 팬츠
다리 살 미리 빼놔야겠네

통이 넓은 쇼트 팬츠에는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에스닉 룩(러시아나 아프리카 등의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받아 민속풍의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된 의상)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사선으로 재단된 드레이프(천을 겹치거나 가려서 주름 모양으로 재단한 스타일)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크리스티앙 뵈이넝스는 "이번 의상은 남아프리카 사람들의 삶과 축제에서 영향을 받았다"며 아프리칸 룩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지난 수년간 여름마다 거리를 활보하던 란제리 룩은 주춤해질 모양이다. 케미솔 톱 등으로 대표되는 란제리 룩은 상의의 노출에 중점을 둔 패션. 그렇지만 다리 노출을 강조한 쇼트 팬츠 등이 나오면서 상의는 부드럽고 편안한 라인이 주류를 이뤄 티셔츠나 남성 드레스 셔츠를 기본으로 응용된 디자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르로이는 블랙 앤드 화이트를 기본으로 쇼트 팬츠에 20cm가 넘는 통굽 하이힐을 매치해 다리가 최대한 길어보이는 의상을 선보였다. 그는 "인체의 비율을 새롭게 보는 의상에 관심이 많다. 소매는 아주 넓고 바지는 극도로 짧은 의상도 인체의 비율을 새롭게 보는 시각을 보여준다"며 다리를 강조한 이유를 설명했다.



#은은한 노출 '레이스의 매력'=레이스와 시폰(속이 비치는 얇은 실크) 소재를 사용해 여성미를 강조한 아이템도 내년 유행을 예감했다. 보일 듯 말듯 부드럽게 바람에 날리는 듯한 레이스와 시폰은 봄.여름 많이 등장하는 시스루(see through)룩의 대명사. 그렇지만 이번 컬렉션에 나온 레이스와 시폰 의류들은 노골적인 노출보다는 여러 겹 겹쳐 입어 은은한 노출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검은색 미니 스커트에 길이가 다른 흰색 레이스를 겹쳐 미니 스커트 아래로 허벅지가 살짝 노출되도록 하는 식이다.



또 시폰 소재의 드레스는 프릴(잔주름을 잡은 천) 장식을 달거나 리본 장식 등을 연결해 그리스 여신의 의상을 보는 듯한 부드러움과 풍성한 여성성을 보여줬다.



가뇽은 가죽에 흰색 레이스를 겹쳐 자칫 터프하게 보일 수 있는 가죽 소재의 한계를 자연스럽게 넘어섰다. 가뇽은 "양가죽을 일단 물에 담근 후 말려 부드럽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조도연 기자







국제 패션쇼라 부르기엔 2% 부족



#부산, '아시아의 앤트워프'를 꿈꾸나='프레타 포르테 부산'은 2002년 시작된 국내 유일의 국제적 패션쇼다. 지금까지 15명 이상의 해외 디자이너가 다녀갔으며, 올해의 경우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들의 진출이 눈에 띈다. 크리스티앙 뵈이넝스와 베로니크 르로이가 바로 그들. 특히 르로이는 1991년 이래 꾸준히 파리 컬렉션에 참가하고 있으며 패션 관련 여러 상을 받은 중견 디자이너다.



드리스 반 노튼.마틴 마르지엘라 등 세계 패션계를 주름잡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곳은 벨기에의 앤트워프에 있는 왕립 디자인 학교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육성된 6명의 디자이너를 일컬어 '앤트워프 식스'라고 부르는데, 이들로 인해 앤트워프는 이제 파리.런던.밀라노 등과 함께 세계 패션 바이어들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여겨지고 있을 정도다.



한때 섬유와 신발 산업의 중심이었던 부산은 프레타 포르테 행사를 통해 한국의 앤트워프를 꿈꾸는 눈치다. 그렇지만 그러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우선 행사의 성격이 아직은 모호하다. 완전한 국제 컬렉션이라고 보기엔 신진 해외 디자이너의 참가가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 해외 디자이너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부산 지역 디자이너들의 능력이 아쉽지만 떨어져 보인다. 지역 안배 차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노력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철저한 작품 위주의 프로그래밍으로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가 될 수 있었던 부산 국제영화제의 사례는 '국제패션도시 부산'을 꿈꾸는 부산시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부산=조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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