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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약해지지 마

중앙일보 2015.04.13 00:05 종합 28면 지면보기
약해지지 마
- 시바타 도요(1911~2013)


저기, 불행하다며

한숨 쉬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난 괴로운 일도

있었지만

살아 있어서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할머니는 늙은 아들의 권유로 아흔 살 넘어 시 쓰기를 시작한다. 늙어 여위었지만 시를 쓰니 하루하루가 보람 있었다. “아무리 괴롭고/슬픈 일이 있어도/언제까지/끙끙 앓고만 있으면/안 돼”라고 이웃에게 얘기하듯이 누구나 알아듣는 시를 썼다. 100세를 눈앞에 두고 첫 시집을 펴냈다. 불행과 슬픔에 꿋꿋하게 맞선 시바타 도요의 시집은 일본에서만 160만 부가 넘게 나갔다. “인생이란 언제라도 지금부터야. 누구에게나 아침은 반드시 찾아온다”고 노래하고 “불행하다며 한숨 쉬지 마”라고 위로하는 시에서 수많은 이들이 힘과 용기를 얻었다. 할머니는 2년 전(2013년) 102세로 눈을 감았다. <장석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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