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무성 “ 메모 관련 아는 바 없다” 이재오 “친박·비박 떠나 조문 당연”

중앙선데이 2015.04.12 00:14 422호 5면 지면보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빈소를 찾은 안희정 지사.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충남 서산의료원 장례식장에는 11일에도 일부 정치인과 지역 주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 적시된 인사들이 대부분 친박계의 현 정부 실세가 많아 조문을 온 정치인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새누리당에선 김무성 대표와 이인제ㆍ이재오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손인춘 의원 등이 차례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성 전 회장을 추모했다.

[성완종 리스트 정국 강타] 서산 장례식장 찾은 정치인들

“같은 당 의원이었기에 더 충격”
김무성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를 의식한 듯 “메모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쯤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혹만 갖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조속히 사실이 확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홍문종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김 대표는 “2007년 전당대회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총책임을 제가 맡았지만 당시 성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다. 지난 대선 때도 총괄 책임을 맡았지만 (성 전 회장을) 공식회의에서 본 일 외에는 일절 대화를 한 적이 없다”며 거리를 뒀다. 김 대표는 또 “고인이 얼마 전까지 우리 당의 동료 의원이었기 때문에 그런 극단적인 길을 택한 것에 대해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표는 성 전 회장의 셋째 동생인 일종씨와 박성호 전 후원회장, 오병주 변호사 등과 10여 분간 대화를 나눈 뒤 빈소를 떠났다. 유족들은 김 대표에게 “성 전 회장이 억울하게 죽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의원이 11일 성완종 회장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얘기하고 있다. 서산=프리랜서 김성태
같은 당 이재오 의원 역시 메모 파동에 대해 “어쨌든 의혹과 관련된 이들이 죽은 사람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또 이런 논란으로 고인이 욕되는 일이 없으면 한다”며 말을 아꼈다. 친박 의원들이 성 전 회장의 방문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친박·비박을 떠나 같은 의원을 했던 동료로서 오는 게 도리인 것 같다”고 했다. 성 전 회장이 몸담았던 옛 자유선진당 출신인 이인제 의원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실 분은 절대 아니라고 믿었는데 너무 큰 충격이고 안타깝다”면서도 “수사와 관련해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지 않았을까 추측된다”고 했다.

조문을 마친 김한길 의원은 “유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전했다”며 짧게 대답한 뒤 자리를 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서울 일정을 마치고 오후 8시쯤 장례식장에 도착해 조문했다. 안 지사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더 안타깝다.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 기도 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종필(JP) 전 총리는 건강상의 이유로 빈소를 찾지 못했다.

주민들 “고향을 많이 도왔다”
주민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빈소에서 만난 박종석(74·서산시 음암면)씨는 “성 전 회장이 어릴 때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며 “성공해서도 고향을 잊지 않고 곳곳을 찾아다니며 이웃을 돕는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주민 이두하(63·서산시 동문동)씨는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서산·태안 지역의 많은 학생이 장학재단을 통해 도움을 얻었다. 우리에겐 고마운 사람”이라며 애도했다. 한 주민은 “고향 발전에 진력하신 성 회장의 영전에 슬픔을 같이한다”는 장문의 추도글을 장례식장 앞에 붙였다. 서산장학재단 측은 서산ㆍ태안 지역 거리 곳곳에 명복을 비는 조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서산 지역 기업ㆍ동문회ㆍ서산장학회 지부 등에서 보내온 근조화환 300여 개는 장례식장 입구부터 건물 1~3층 계단까지 가득했다.

장례식은 서산장학재단장으로 13일 5일장으로 치러진다. 현재까지 3200여 명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성 전 회장의 시신은 ‘어머니 묘소 옆에 모셔 달라’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서산시 음암면 도당리 모친 묘소 근처에 안장될 예정이다.


서산=최종권·김민관·박병현 choigo@joongang.co.kr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