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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이 입는 특별한 옷

온라인 중앙일보 2015.04.12 00:01
[쎄씨] 그를 인터뷰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2015 S/S 서울 컬렉션 리뷰 시 패션팀 4명의 에디터 중 절반에 해당하는 두 명의 에디터가 그의 쇼를 최고의 쇼로 꼽았기 때문이다. 궁금해졌다. 까다로운 그녀들의 눈을 사로잡은 그가.







평범한 사람들이 입는 특별한 옷 오디너리 피플, 장형철



그와 처음 만나기로 하고 점심 약속 장소로 향하던 에디터는(인터뷰 전 식사하며 미리 상대를 파악하는 것이 에디터의 습관), 문을 밀고 들어오는 멋진 남자를 보고 눈이 절로 커졌다.



분명 한국 남자인데 어쩜 이탈리아 남자처럼 머리에서 발끝까지 완벽하게 드레스업했을까? 점점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는 오늘 만나기로 한 장형철 디자이너였다. 피렌체에서 열린 피티 워모 기간 중 스트리트에서 사토리얼리스트 메인 페이지에 소개될 정도로 눈길을 확 잡아끄는 완벽한 룩의 소유자였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가 입은 풀 착장, 신발까지 모두 그의 브랜드 것이라는 점이었다. “전, 제가 당당하게 입을 수 있는 옷만 만들어요”라는 자신감과 “제 옷을 소화하기 위해 몸 만들기를 정말 열심히 합니다. 특히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축구를 하는데, 같이 하는 멤버 중 손흥민, 강동원 등이 있어요”라는 말에 에디터의 귀가 번쩍 트였다.



그들은 축구를 같이 하는 멤버이자, 또한 그의 옷의 고객이기도 했다. 그들 이외에도 고준희 등 여자 스타들도 그에게 슈트 주문 제작을 의뢰할 정도로 옷 좀 입는 사람들에게 가장 핫한 디자이너였다.



두 번째 만남 장소는 그의 스튜디오였다. 신사동 세로수길에 자리한 그의 스튜디오는 그를 디자이너의 세계로 이끈 비욘드 클로젯 고태용 디자이너에게 물려받은 곳이다.



올 화이트의 깔끔한 스튜디오에는 캔들 향이 은은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는 ‘이스턴 사이드 킥’의 보컬인 오주환과 함께 ‘월든’이라는 캔들 브랜드를 직접 론칭까지 한 캔들 마니아다.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난 새벽에 음악 대신 캔들을 켜고 작업에 집중한다는 그가 좋아하는 향은 휴식을 주는 자연의 향. 그래서 캔들 브랜드 명도 자연과 동화된 삶을 살았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소설 <월든>에서 영감을 받았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완벽하게 드레스업한 남자가 좋아하는 향이 자연 속의 휴식을 의미하는 향이라니, 상반된 이미지가 그 안에서 묘하게 잘 어울렸다.







1 올 화이트로 꾸며놓은 그의 스튜디오. 가운데에 자리한 클래식한 카펫과 테이블이 정겨워 보인다.



2 아버지가 군인이라 그의 컬렉션에는 항상 밀리터리 베이스가 녹아 있다.



3 세컨드 브랜드 Ordinary People U.N.X. 29cm, 에이랜드, 위즈위즈, Wconcept 등에서 구매 가능.



4 구매한 사람의 이름, 사이즈를 직접 펜으로 기재하는 오더메이드 라벨. 그의 컬렉션 라인은 100% 스튜디오 맞춤이다.



5 팬츠에 벨트를 부착하는 등 세심한 디테일이 그의 옷의 매력.



이전에 그는 호원대학 호텔조리학과를 다닌 셰프 지망생이었다. 요리까지 할 줄 아는 섹시한 디자이너라니. 파면 팔수록 매력지수가 상승했다. 하지만 요리보다는 옷을 더 좋아했기에 서울패션전문학교에 편입했고, 가로수길 패턴실에서 실습 중에 그 패턴실을 방문한 고태용 디자이너의 첫 서울 컬렉션을 도와주며 비욘드 클로젯에 합류하면서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브랜드명 ‘오디너리 피플’은 고태용 디자이너의 2009 S/S 컬렉션 테마였는데, 2011년 장형철 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며 사용하도록 해주었을 정도로 그와는 막역한 사이.



드레스업한 남자 룩을 선보이는 이유에 대해 “스물네 살, 어릴 때부터 일을 시작해 남들에게 어려 보이는 게 싫어서 할 수 있는 만큼 항상 최대한 드레스업했어요. 하지만 드레스업하면서도 자유롭고, 입었을 때 정말 편한 옷을 만들려고 해요.



슈트 위에 밀리터리 코트나 트래블 코트를 매치해 자유로운 감성을 더하고, 팬츠에 벨트를 부착하는 등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써요.제가 이탈리아 출장을 갔을 때 벨트를 잃어버렸는데, 하루 종일 신경이 많이 쓰였어요. 그래서 아예 벨트를 팬츠에 부착했죠.”



자신의 브랜드를 띄운 신의 한 수가 뭐냐는 에디터의 질문에 그는 “서울 컬렉션 데뷔죠”라고 말했다. 서울 컬렉션 제너레이션 넥스트에 지원하고 3주 만에 1백20벌의 옷을 혼자서 준비해야 했다.



3주 동안 집에 세 번 들어갈 정도로 악착같이 준비했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성공을 향한 시작이었다고. 기회가 오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던지는 그의 조언이었다.



첫 데뷔 후 운 좋게도 패션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한국 콘텐츠 진흥원에서 후원하는 전 세계 신사들을 위한 패션 페어인 ‘피티 워모’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10년 후에도 잘나가든 못 나가든 여전히 디자이너였으면 좋겠고, 옷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는 섹시한 남자의 순수한 속마음을 살짝 엿보았다.



스튜디오 문을 열고 나오면서 다시 한 번 바라본 ‘오디너리 피플’ 팻말. 평범한 사람들을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 그의 철학이 녹아든 옷을 입는다면 나 역시 조금 특별해질 것만 같았다.







1 슈퍼주니어가 <마마시타> 앨범 촬영 시 그의 옷을 착용해, 기념 사인을 남겨주었다.



2 그의 책상 밑에도 슈즈가 가득. 어릴 때부터 슈즈 욕심이 많았다.



3 새로운 소재를 찾는 일은 그가 가장 공들이는 것 중 하나. 스포츠 마니아라 소재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한다.



4 한쪽 벽면은 그가 제작한 그의 룩에 어울리는 슈즈로 가득 채워졌다. 그가 론칭한 ‘월든’ 캔들이 스튜디오 안을 자연의 향으로 채웠다.





More about Him







1 피티 워모 기간 중 스트리트에서 찍힌 사진이 사토리얼리스트 메인 페이지를 장식. 그가 입은 옷 모두 오디너리 피플 제품.



2 피티 워모에 참여했을 때 패션 저널리스트 다이앤 퍼넷과 함께.



3 손흥민과 막역한 사이로 화제가 된 후 케이블 채널 인터뷰. 그와는 축구를 같이 하며 친해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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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 Collection History







1 2013 F/W DAYBREAK OF FOREST

그의 첫 쇼에는 그의 시그너처 키워드인 밀리터리 베이스가 녹아 있었다.



2 2014 S/S WALKING IN THE RAIN

‘비와 여행 그리고 평범한 사람’이 콘셉트.



3 2014 F/W 24/7: 24HOURS 7DAYS”

‘일주일 내내 24시간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4 2015 S/S ORDINARY PEOPLE MAKES EXTRAORDINARY

여행은 그의 영감의 원천. 피렌체에서 보았던 태양의 번짐을 메인 패턴인 도트 무늬로 형상화했다.







기획 쎄씨 김은정, 사진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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