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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자살 전날 "이완구를 이완구를 어떻게 … " 울분

중앙일보 2015.04.11 02:30 종합 4면 지면보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지기 전날인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직후 이용희(67·여) 태안군의회 부의장 등 지역 인사 두 명과 약 한 시간 동안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의장은 10일 “성 전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이름을 여러 차례 언급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 전 회장이 ‘나는 아니야’라고 여러 차례 외치며 자신의 무죄를 적극적으로 주장했다”고 말했다.


태안군의회 부의장 등에게 토로
이완구 충남지사 때 소송 악연
이 총리 "부패 척결 담화 오해한 듯"
"대선 때 충남 뒤집도록 애썼는데
박 대통령에게도 섭섭하다고 해"

 -만날 때 표정이 많이 안 좋았나.



 “땀을 흘리면서 자기가 어떻게 할 길이 없다고 했다. 너무 억울하다, 억울하다는 얘기를 몇 번을 하더라. 자기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표현을 하느냐며 계속해서 ‘아닙니다, 아닙니다’라고 했다. 성 전 회장은 30년 동안 가까이 지내본 결과 돈을 빼서 쓰고 할 사람이 아니다. 자기 걸 찢어서 주면 모를까.”



 -특정 정치인 이름도 언급이 됐나.



 “이완구를 부르데. 나한테 ‘이완구를…이완구를…어떻게…’ 나보고 막 어떻게 해달라는 거야. 사람이 완전히 눈이 이렇게 뒤집어져서…. 마음을 딱 열어서 내놔야 하는데 몸부림을 치는 거야.” (※성 전 회장은 이완구 총리가 충남지사를 맡고 있던 시절 충남도가 발주한 안면도 개발사업에서 경남기업 컨소시엄이 2위를 하자 충남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일이 있다. 성 전 회장 측 인사들은 이번에 이 총리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자신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상황에 대해 보복을 당하고 있다고 주변에 말한 일도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이 검찰 수사와 내 (부패 척결) 대국민 담화가 관련 있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달리 거론한 인물은 없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얘기를 했다. 배경은 모르겠다. ‘반 총장과 내가 언제 친하다고 했느냐’며 ‘아닌데 아닌데’라고 했다. (일부 여당 인사들이) 그렇게 몰아붙이나 보더라. 막 가슴이 찢어지는 걸 안고 왔다. 우리가 모습을 보면 안다. ‘난 아니야, 난 아니야’라고 하는 그 모습을 보면 무지 억울했던 것 같다.” (※지역 정가에서는 성 전 회장이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반 총장과의 친분 때문에 보복당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성 전 회장이) 눈물도 보였나.



 “눈물을 흘렸다. 땀이 비 오듯 했고. 나를 붙잡고 계속 그러더라. ‘의장님 나 알잖아요. 나 아니에요, 아니에요’라고.”



 -혹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안 들었나.



 “내가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혹시 달리 마음먹을까 걱정했다. 눈이 돌아간 것 같다고 동행한 전 태안군의회 의장한테 얘기했다. ‘의원님 그 똑똑하고 예리한 천재 같은 머리 갖고 이기세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싸우세요’라고 얘기했다. 그 소리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겠나.”



 -다른 정치인들은 언급 안 됐나.



 “박근혜 대통령 얘기도 하더라. 섭섭하다고. 그날도 얘기했다. 우리 지난 대선 때 엄청나게 했다. 당선시키려고 얼마나 애썼나. 충청남도를 우리가 다 뒤집었다. 성 전 회장이 도의원 어디로 하고 어디로 하고 해서. 그랬는데 너무 섭섭한 거다. 박 대통령 얘기를 했다.”



 -성 전 회장이 지역 주민에게 따로 남긴 말은.



 “ 호소문을 써놓고 돌아가셨다. 우체국 통해 부친다고 했는데 수사기관에 걸려서 아직 못했어. 그게 아직 있어요. 사랑하는 서산시민, 사랑하는 태안군민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써놓고 갔다.”



서산=한영익·박병현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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