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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미국 국방 "사드 배치 논의할 단계 아니다"

중앙일보 2015.04.11 00:50 종합 8면 지면보기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10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렸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취임한 뒤 첫 회담이었다. 하지만 양국 국방 당국 간 현안인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국방부 측이 밝혔다.


이미 실전 배치 됐는데 "개발단계"
한국·중국 여론 의식한 발언인 듯
한민구 "아직 어떤 협의도 없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양국 정부 간에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기자들과 문답이 시작되기 전 한 모두발언 끝에 “사드 문제는 이번 회담의 의제가 아니었다”고 설명하면서다.



 카터 장관도 “사드 문제가 (회담의) 의제가 되지 않은 이유는 사드가 아직 생산(개발) 단계에 있기 때문에 배치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어서다”며 “배치시기도 생산 진행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 배치할지, 배치할 곳으로 어디가 적절한지 (미국 내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전 세계 누구와도 아직까지 사드 배치에 관한 논의를 할 단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사드가 개발 단계인 만큼 배치를 논의하기엔 이르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카터 장관의 언급에 대해 국방 전문가들은 한국 내 여론과 중국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개발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취지의 설명과 달리 사드는 현재 실전 배치가 이뤄지고 있고, 구체적인 추가 배치계획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1년 아랍에미리트에 사드 1개 포대 수출 계약을 했고, 3개의 사드 포대를 괌과 텍사스에 이미 배치했다.



따라서 사드의 필요성에 한·미가 공감하면서도 배치·운용예산 등 경제적 이유 등으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카터 장관은 이날 동북아 지역에 신형 무기를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다시 밝혔다.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최근 알래스카에 지상요격체계(GBR)를 추가한 데 이어 새로 개발 중인 스텔스 전폭기와 해군의 구축함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카터 장관과 한 장관은 회담 뒤 2010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이 전시된 해군 2함대를 찾았다. 미 국방장관으로서는 처음 천안함을 찾은 카터 장관은 “천안함은 평화와 안정이 자동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지켜내야 하는 것임을 일깨워 주는 슬픈 상징물”이라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앞서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정책은 첨단 무기체계나 다수의 탱크 확보라는 ‘물(物)적’인 것보다는 한국과 같은 동맹국과의 신뢰를 심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남북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집하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북한의 도발→위기 조성→타협→보상→도발의 악순환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통일이 이뤄져야 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동북아 지역의 안보와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공고한 한·미동맹 유지를 통해 북한을 제압하는 ‘부전승’이 최상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카터 장관은 “한·미동맹에 있어 (북한의) 도발에 보상하지 않는다는 원칙 고수가 필수적”이라며 “진정한 한·미동맹은 동맹에 제약을 가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운명과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동맹국인 한국의 (평화통일) 의지를 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호·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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