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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세월호 1주년 …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나

중앙일보 2015.04.11 00:09 종합 19면 지면보기
한 해가 지났지만 세월호가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는 여전히 쓰라리다. 지금 우리의 모습을 성찰하는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중앙포토]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심상대 외 지음, 예옥

420쪽, 1만5000원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

노명우 외 지음, 현실문화

376쪽, 1만4000원




재난반복사회 대한민국에서 내 가족은 누가 지킬 것인가?

김석철 지음, 라온북

248쪽, 1만3000원




“우리는 앞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소설가 심상대씨의 단편소설 ‘슬비야, 비가 온다’의 주인공 남학생은 세월호 사고로 세상을 떠난 슬비를 그리워하며 친구에게 이렇게 묻는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속속 출간되고 있는 관련 책들은 이런 학생의 물음에 대해 어른들이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야기로, 인문학적 성찰로, 철학적 질문으로 비극의 원인을 되돌아보고 희망을 모색하는 시도다.



 세월호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 15편을 모은 추모 소설집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에는 심상대·방민호·이평재·이명랑·한차현·손현주·권영임 등 작가 15명이 참여했다. 문인들의 산문집 『눈 먼 자들의 국가』, 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등에 이어 처음으로 출간된 소설집이다. 사고로 죽은 친구들의 영혼을 찾아 헤매는 고등학생, 아들을 잃은 후 이명으로 괴로워하는 아버지 등 사고 관련자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고통과 슬픔을 지긋이 들여다본다. 공동후기에서 작가들은 “우리들이 과연 쓸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증언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글 쓰는 사람들의 소명이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가 세월호 사고를 이야기로 기억하는 시도라면,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참사로 인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이면을 성찰하는 책이다. 노명우·권명아·이광호·이현정 등 13명의 학자들이 세월호를 통해 바라본 기억과 기록, 국가의 역할, 시민의 자세 등을 이야기한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기억’의 문제에 대해 말한다. 천정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과 교수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가 어떻게 적대로 전환되었는지를 분석하며 “공동체의 감각, 즉 공감을 회복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장덕진·이재열 등 8명의 사회학자가 함께 쓴 『세월호가 우리에게 묻다』(한울)는 “세월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데서 더 나아가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연구자의 책무”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기획이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의 무기력에는 ‘공공성’ 문제가 깊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외국의 재난대응 사례를 통해 우리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공공성 수준과 위험관리 역량의 관계를 밝힌다. “공존의 가치가 공유되고 사회적 합의의 틀이 만들어질 때, 한국사회는 세월호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한다.



 세월호가 남긴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와 시인 진은영씨가 함께 쓴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창비)는 세월호가 남긴 사회적 트라우마를 대담형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사건 이후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돌보는 데 힘써온 정씨는 치유의 핵심은 스스로 자신의 치유적인 힘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간절히 바라고 눈물을 흘려주는 것과 같은 아주 사소한 행동도 타인에게는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치유는 아주 소박한 것입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S BOX] 재난 대비하는 ‘프레퍼족’



‘프레퍼(prepper)족’이라는 말이 있다. 지구종말론이 유행했을 당시, 종말의 날에 살아남을 대비를 하는 사람들을 일컬었던 말이다. 과거 프레퍼족이 종말론에 근거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생겼다면, 현재의 프레퍼족은 사회의 재난관리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지구온난화, 원전사고 같은 적은 확률이지만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한 위험 때문에 등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근무했던 재난관리 전문가 김석철 박사가 최근 출간한 『재난반복사회 대한민국에서 내 가족은 누가 지킬 것인가?』 에 따르면 국내에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위험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① 가족 구성원의 나이와 특성을 고려 ② 위험요인과 경보 방법 결정 ③ 전원 스위치, 대피경로 등 집 구조를 표시한 지도 작성 ④ 비상물품 비치, 소방서 등 중요 전화번호 목록 작성 같은 가정 내 비상대비계획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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