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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20주년 … '물에 잠긴 가상 미래' 미술로 묻다

중앙일보 2015.04.10 00:34 종합 25면 지면보기
문경원·전준호가 한국관에 내놓을 영상 설치 ‘축지법과 비행술’(2015)의 한 장면. [사진 문경원·전준호]


임수정(左), 정구호(右)
지구의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카스텔로 공원에서 비교적 고지대에 위치한 한국관은 물에 잠긴 이 지역을 부표처럼 떠돈다. 한 미래인(배우 임수정)이 이 작은 공간에서 지내며 정체 모를 실험을 벌인다.

문경원·전준호 ‘축지법과 비행술’
배우 임수정 등과 협업한 영상



 다음 달 열리는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미술전에 한국이 내놓을 영상 설치의 얼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는 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1895년 이탈리아 국왕 부처의 결혼 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베니스시가 창설한 미술 전시회다. 전 세계 300여 비엔날레 중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국제 미술전이다. 총감독이 기획한 본전시 외에 국가관 전시가 특징이라 ‘미술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이숙경 커미셔너(영국 테이트 미술관 큐레이터)와 참여작가 문경원·전준호가 내놓을 작품의 제목은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 한국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국가관으로서의 경계를 넘어 한국관과 베니스의 과거·현재·미래를 성찰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세 사람은 1969년생 동갑내기다. 이 커미셔너는 “국가적 경계가 허물어진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세상의 종말에 미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질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축지법과 비행술은 미술과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비논리적 개념이지만, 미술과 관련된 상징성을 갖고 있다. 물리적 법칙을 넘어서는 개념으로서 기존의 관념 체계,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것에 질문하는 데 예술의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곡선형 통유리로 된 한국관에 10분30초짜리 7개 채널 영상이 설치된다. 경기도 남양주 영화촬영소에 한국관과 같은 크기의 세트장을 지어 촬영한 영상이다. 두 작가가 2012년 카셀 도쿠멘타에 참여할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배우 임수정,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협업했다.



 ◆한국 미술 베니스 출격=비엔날레는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열린다. 당초 6월에 열리던 것을 올해는 밀라노 엑스포와 시기를 맞추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한 달 앞당겼다. 총감독(오쿠이 엔위저)이 주최하는 본전시에는 김아영(36)·남화연(36)·임흥순(46)이 초대됐다. 한국 작가의 본전시 초청은 6년 만이다. 비엔날레 조직위에서 인정한 병행 전시로 ‘한국의 단색화’(주최 벨기에 보고시안 재단)도 열린다. 광주의 설치 미술가 이매리는 상하이 히말라야 뮤지엄 주최로 개인전을 연다. 22개국 40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 ‘나인 드래곤 헤즈’에는 박병욱·유정혜·신유라 등 한국 미술가 10명이 참여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한국 현대 미술이 베니스에 소개된다.



 한편 본전시 초청 작가 남화연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국내 첫 개인전 ‘시간의 기술(Time Mechanics)’을 연다. 9일부터 6월 28일까지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코레앙 109’라는 이름으로 소장돼 있는 『직지심체요절』(1377)을 주제로 한 영상 등을 선보인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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