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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걱정되는 한·미의 북한 핵미사일 엇박자

중앙일보 2015.04.10 00:14 종합 34면 지면보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여부를 놓고 한·미 간에 엇박자가 나고 있어 걱정된다. 윌리엄 고트니 미군 북부사령관은 7일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미국 본토에 발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군 관계자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가능성을 여러 번 시사했지만 이번처럼 기자회견을 열고 단정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미 정보 당국에 확인해 보니 문제의 발언은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미군 사령관의 공개 발언을 우리 군 당국이 미 정보 당국을 인용해 부인하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5000만 국민의 목숨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놓고 한·미 당국의 판단이 이처럼 정반대로 갈린다면 우리 안보에 큰 구멍이 뚫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고트니 사령관의 발언은 프랭크 로즈 미 국무부 차관보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는 북한의 노동·스커드 미사일에 대처하는 결정적 역량이 될 것”(7일)이라고 밝힌 것과 동시에 나왔다. 게다가 9일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한국을 찾는다. 카터 장관의 순방에 때맞춰 미국 고위 관계자들이 사드의 한국 배치 필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부풀려 언급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북한이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 핵실험을 했고 인도·파키스탄 같은 핵보유국들이 첫 핵실험 뒤 수년 만에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음을 감안하면 미국 주장을 쉽게 무시하고 넘어가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우리 군과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는 게 시급하다. 또 한·미가 북한의 핵 위협 실체를 있는 그대로 파악해 공유하는 걸 최우선해야 한다고 미국에 요구해 관철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과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심각한 수준이라면 그 객관적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동맹 간에 가장 중요한 건 신뢰다. 단일한 북한의 위협을 놓고 서로 말이 달라 의중을 탐색해야 하는 관계라면 사드 아니라 그 무엇이 와도 적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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