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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의 부동산 맥짚기] 강남 집값, 감정원·국민은행 누가 맞나

중앙일보 2015.04.09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주택시장의 판세를 분석할 때 우선 주택값 등락에 대한 통계자료를 이용한다. 가격의 변화를 들여다 보면 돌아가는 분위기가 대충 감지된다.

 그런 통계 수치가 조사기관마다 다르다면 어떻게 될까. 시장을 진단하고 전망하는 데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잘못된 자료로 인해 엉뚱한 정책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주택 가격 관련 통계를 조사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는 한국감정원과 국민은행을 꼽는다. 국가 공식 통계로는 2012년까지 국민은행 자료가 활용되었고 그 다음부터는 감정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연간 20여억원의 예산을 받아 업무를 계승하고 있다.

 두 기관 모두 매달 주택가격 동향을 발표한다. 이와 관련, 한국감정원은 지난 1분기(1~3월)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2.4% 올랐다고 발표했다. 엄청 오른 수치다. 같은 시기에 나온 국민은행의 상승폭은 1.1%에 불과하다. 같은 곳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무려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강남구 아파트의 연간 상승률도 두 기관의 수치가 다르다. 감정원의 자료는 3.5%이지만 국민은행 조사치는 2.3%다.

 지난해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폭도 각각이다. 감정원은 2% 수준이라고 밝힌데 반해 국민은행의 내용은 1.1%다. 여기서도 큰 편차를 보인다. 전국과 수도권 단위 아파트 부문에서도 감정원의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다만 전국의 단독·연립주택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 평균수치에서는 국민은행이 좀 높게 나온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두 기관 관계자는 조사방법이 달라서라고 말한다. 그렇다 해도 통계수치의 편차가 이정도로 벌어진다는 것은 뭐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두 기관 중 한곳의 자료는 잘못됐다는 얘기다.

 문제는 누구의 조사자료가 맞느냐는 것이다. 국민은행 수치를 보면 주택경기가 이제 좀 살아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감정원 자료을 감안하면 서울 강남권의 경우 이미 과열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값 상승폭이 이정도라면 부양책이 아니라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단계다. 그런데 현실은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같은 부양책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간다. 불이 활활타고 있는데다 기름을 끼엊는 격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게다가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져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형국이어서 시장이 더욱 달아오를 여지가 많다.

 반대로 시장 상황이 국민은행 조사대로 라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기조는 시의적절하다고 봐야 한다. 아직 주택경기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 구매심리를 더 자극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일부 지역의 국부적인 과열 현상은 신경쓸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현재로서는 누구의 자료가 맞는지 확인이 안된다. 감정원의 수치를 고려해 과열의 후유증을 대비해야 하나, 아니면 국민은행 수치 믿고 공격적인 투자로 나가야 하나. 수요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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