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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공무원연금 개혁

중앙일보 2015.04.07 00:33 종합 31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5년 3월 25일 30면>

공무원연금 개혁에 너무 소극적인 야당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시한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국회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때문이다. 야당은 아직도 개혁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주 3자회동에서 “우리 안은 이미 만들어져 있고, 재정절감 효과와 노후불안 해소가 가능한 안”이라고 해놓고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감감무소식이다. 그러더니 어제 ‘개혁 기본 구상’이 흘러나왔다. 보험료는 지금보다 29~43%(여당안은 43%) 더 내고 연금은 11~24%(여당안은 34%) 덜 받는다는 것인데, 이 역시 정식 안도 아니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도 아니다. 쉬쉬하면서 야당 지도부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흘러나왔다.



 새정치연합은 개혁안을 내라는 압박을 이런저런 핑계로 피해 왔다. 어떤 때는 “공무원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안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에는 “정부안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정부와 여당이 공무원연금을 반값 연금으로 만들려 하고, 이 계획을 철회하지 않아서 공개하지 않는다”고 둘러댔다. 국민연금이 반값 연금인 것은 맞다. 하지만 2007년 국민들이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동의해 준 것인데, 공무원연금을 자꾸 여기에 빗대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24일 ‘기본 구상’이 나온 뒤에도 강기정 의원은 “내일 얘기합시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기본 구상’도 지난해 11월 공개된 초안과 별 차이가 없다. 도대체 넉 달 동안 뭘 했는지 궁금하다.



 새정치연합이 계속 이러니 공무원노조 편을 든다는 지적을 받는다. 다음 달 재·보궐선거나 내년 총선에서 연금 개혁에 반발하는 공무원 표를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그렇다면 야당 눈에는 국민은 없고 공무원만 보인다는 것인가. 공무원 표를 얻으려다 국민 마음을 잃게 될 위험을 깨달아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파를 떠나 국가 대계를 위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야당 초청간담회에서 “정부가 하는 일 중 옳은 일은 통 크게 협조했으면 좋겠다”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의 쓴소리를 기억해야 한다.



한겨레 <2015년 3월 26일 31면>

공무원연금 개편, 인내심과 지혜로 대타협을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공무원연금 개편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의 활동 종료 시한을 사흘 앞둔 25일 새정치민주연합의 개편안이 제시됐다. 전체적으로 내는 돈(보험료율)은 현행보다 늘리고 받는 돈(지급률)은 약간 줄이되, 중·하위직 공무원의 연금은 지금 수준을 유지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연금 가운데 일부분은 국민연금과 같은 보험료율·지급률을 적용하고 국민연금처럼 보험료 대비 연금액을 하위직은 많이, 고위직은 적게 가져가도록 차등화한다는 구상이다. 상·하위직 사이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하지만 아직 큰 틀의 방향만 내놓고 명확한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도 야당안이 나옴으로써 논의를 진전시킬 계기는 마련됐다. 물론 공무원단체들로 구성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야당 안에도 반대 뜻을 밝혔다. 26일 자체 개혁안을 내놓겠다고 한다. 직접 이해당사자인 만큼 여야 정치권과 시각차가 큰 것은 당연할 수 있다. 대타협기구에서 각자의 안을 놓고 치열하면서도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하기 바란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선 공적연금의 존재 이유인 적정 노후소득 보장이 제1 원칙으로 견지돼야 한다. 정부·여당안은 신규 공무원들의 연금액이 급격히 줄어 ‘반쪽 연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노후 불안이 큰 중·하위직 공무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개편안이 나와야 한다. 또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분명한 그림이 제시돼야 한다. 연금재정의 수입·지출 변화를 객관적으로 예측해 이를 바탕으로 공무원들의 고통분담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작업의 전제인 ‘재정추계 모형’에 대한 합의는 25일에야 이뤄졌다. 국민연금과의 형평성도 강조되고 있지만, 현재의 국민연금 수준에 공무원연금을 맞추는 식의 하향평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공적연금 체계 전반이 약화하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고령화사회의 안전망이 크게 훼손되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개편은 모두가 동의하듯이 국가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그만큼 현실적 난관도 크고, 이해관계도 첨예하다. 외국의 성공 사례를 봐도 대개 몇 년씩 진통을 겪었다. 대타협기구가 석 달의 활동기간이 다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나, 시한만 강조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 각자의 안을 검토해 타협의 단초라도 마련하고, 시한을 늘려서라도 애초 기구를 출범시킨 취지를 살려야 할 것이다. 인내심과 지혜가 필요한 일이다.



[논리 vs 논리]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vs “타협의 단초 마련해야”



<단계1> 공통주제의 의미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의 역할과 활동시한 등에 대한 합의를 위한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이 지난 3월 30일 국회에서 열렸다. 하지만 실무기구의 활동시한 등을 놓고 여야의 의견차이가 큰 상태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원유철 정책위의장. 유승민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강기정 정책위의장. [김경빈 기자]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가 활동 시한인 3월 28일까지 협상안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해체됐다. 국회로 넘겨진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는 실무기구의 활동시한을 두고 여야 간의 의견 차이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연금 개혁 시한을 5월 2일로 정한 만큼 실무기구의 활동시한도 4월 임시국회가 시작되기 전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무원 단체의 참여를 위해 활동시한을 정하지 말자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공무원연금 개혁의 의지가 없다며, 공무원단체의 동의를 받아야만 근본적인 개혁이 가능하다는 야당의 주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회피하려는 꼼수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윤근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활동시한이 아닌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주장했다. 우 대표는 “사회적 합의, 재정절감 효과, 적정 노후소득 보장, 사회적 연대 강화라는 원칙을 지켜 가능하면 기한으로 정한 5월 2일 이전에 합의를 이루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지난 3월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의 공무원과 교원 약 8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총력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공무원연금 개혁을 보는 중앙과 한겨레의 시각차는 분명하다. 한겨레는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대타협 정신을 강조하는 야당의 입장을 지지한다면 중앙은 여기에 분명한 반대의 선을 긋고 있는 여당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사설의 제목이 잘 말해주고 있다. 중앙의 사설 제목은 ‘공무원연금 개혁에 너무 소극적인 야당’인 데 반해 한겨레의 사설 제목은 ‘공무원연금 개편, 인내심과 지혜로 대타협을’이다. 중앙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서두르고 있다면 한겨레는 서둘러서 좋을 것이 없다는 신중론이다.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야당의 입장에 대해 중앙은 매우 비판적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 대타협 시한(3월 28일)을 4일 앞두고도 개혁안을 못 잡고 있는 야당에 대해 중앙은 비판의 날을 세운다. 공무원 노조를 설득하기 위한 안을 내지 않았다거나, 정부가 안을 먼저 내놓아야 했었다는 이유로 새정치연합이 개혁안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 늑장의 변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중앙의 입장이다. 이런 중앙의 태도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중차대하고 시급한 해결과제라는 중앙의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중앙의 사설이 새정치연합이 개혁안을 내놓기 하루 전에 씌어졌다면 한겨레의 사설은 개혁안이 발표된 날 씌어졌다. 한겨레는 야당안이 나옴으로써 논의를 진전시킬 계기는 마련됐다고 말하고 있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이 여야 간의 합의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임을 강조한다. 한겨레는 ‘시한을 늘려서라도 기구를 출범시킨 취지’, 즉 대타협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겨레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이해당사자들의 입장, 공동투쟁본부의 입장이 반영되려면 연금개혁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한겨레는 대타협기구에서 견지돼야 할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공무원연금이 적정 노후소득을 보장해야 할 것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분명한 그림이 제시돼야 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사실 이 원칙은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강화하기보다는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들의 이익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수급자의 급증, 저성장의 문제로 인한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을 위해 지난 10년간 15조원의 세금이 들어갔고 향후 10년간 93조9000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현실의 중압감은 중앙으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새누리당이 “지금도 하루 100억원씩 국민 혈세가 투입되고 있어, 지금 바꾸지 않으면 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국가재정에 어려움을 준다”라고 개혁의 당위성을 언급하는 것도 중앙의 위기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파탄을 면하려면 하루빨리 개혁해야 한다는 중앙의 현실론이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새정치연합이 4월의 재·보궐선거나 내년 총선에서 공무원의 표를 얻기 위해 “공무원 노조 편을 든다는 지적을 받는다”라고 비판한다. 당리당략(黨利黨略)을 위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용한다는 날 선 비판이다. 중앙은 새정치연합에 “공무원 표를 얻으려다 국민 마음을 잃게 될 위험을 깨달아야 한다”며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파를 떠나 국가 대계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중앙이 “정부가 하는 일 중 옳은 일은 통 크게 협조했으면 좋겠다”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인용한 것도 국가재정의 고갈을 염두에 둔 현실론의 소산이다.



 그러나 한겨레가 현실을 무시한 주장을 한다고 일축할 수만은 없다. ‘노후 불안이 큰 중·하위직 공무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개편안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은 경청해야 할 대목이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중앙은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파를 떠나 국가 대계를 위한 것이다”라고 못 박고 있다. 시급한 개혁에 야당이 동참해 줄 것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겨레는 인내심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내심은 타협을 위한 것이고 지혜는 여러 개혁안들을 절충하고 조화시킬 수 있는 협상을 위한 것이다. 한겨레가 외국의 성공 사례를 들어 몇 년씩 진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거론하는 것도 타협의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대목이다.



 국가의 재정 고갈을 걱정하는 중앙의 현실론과 국민들의 노후를 걱정하는 한겨레의 민생론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실무기구의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다음 주 논점 경남도 무상급식 중단 논란

4월 14일자에는 경상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 논란에 대한 중앙일보·한겨레의 사설과 안광복(철학박사) 중동고 교사의 비교·분석 글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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