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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변별력면에서 대학 학생선발 자율권" 무슨 뜻

중앙일보 2015.04.06 17:26
박근혜 대통령은 6일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계획에 대해 “교육부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난이도를 유지한다고 하면 변별력 측면에서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자율권을 갖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수석실과 부처가 함께 공론화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매년 수능의 난이도와 변별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지난 2년간은 수능 출제 오류가 반복됐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번 교육 관련 정책과 방향을 정하면 자주 바꾸지 않고 학생들이 학교 공부에 충실하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꼭 만들어야 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어 “지난주 교육부가 이런 취지를 담아서 수능 출제오류 개선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발표했다”며 “학교 교육 과정에 충실한 학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출제를 하고 학생들이 과도한 학업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 아래 해나가겠다고 국민께 약속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이후에도 수능을 쉽게 출제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쉬운 수능’으로 빚어진 변별력 약화 문제는 학생부 등 수능 외의 다른 전형요소를 활용해 해결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수능에선 수학 B형의 만점자 비율이 응시자 중 4.3%, 영어 만점자는 3.37%로 역대 수능 중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동점자가 속출하자 일선 고교와 대학에선 ‘물수능’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쉬운 수능이 상위권 학생의 변별을 어렵게 한다는 불만도 나오나 이미 대학은 수능 외에도 다양한 선발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도 수능에만 의존해 학생을 뽑는 대신 학생부 등을 활용해 학교의 건학이념, 인재상, 사회적 수요에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행 대입의 전형 요소는 크게 수능, 학생부(내신ㆍ비교과활동), 대학별고사(논술ㆍ면접)으로 나뉜다. 교육부는 이중 학생부의 비중을 확대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언급한 '대학의 선발 자율권'은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큰 대학별고사의 확대, 본고사의 부활을 염두에 둔 게 아니다"며 "세 요소 중 학생부가 고교 교육의 정상화,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해 가장 낫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학도 쉬운 수능이 정착되면 학생부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양대 배영찬 화학공학과 교수(전 입학처장)는 “이미 상위권 대학들은 매년 수능이 좌우하는 정시 선발의 비중은 줄이면서 수시, 특히 비교과 중심의 학생부 종합전형을 늘리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최근 제정된 선행학습금지법의 영향으로 논술의 출제, 채점 등에 적지 않은 제약이 생겼다. 논술을 통해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대학보다는 학생부를 보다 활용하려는 대학이 늘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호ㆍ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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