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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과 인슐린 저항성 관계 국내 학자가 세계 첫 발견

중앙일보 2015.04.06 10:09
하루에 나트륨을 2g 섭취하면 체중ㆍ혈압ㆍ혈당은 물론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몸 안에서 포도당이 효과적으로 연소되지 못하는 것)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하루 나트륨 2g 섭취하면 체중ㆍ혈압ㆍ혈당과 인슐린 저항성 낮아진다
당뇨병 환자에게도 나트륨 줄이기가 이롭다는 근거, 국내 학자가 세계 최초로 밝혀
한국인이 나트륨 하루 2g 먹고도 잘 순응할 수 있음을 밝힌 첫 성공
한양대병원 전 대원 교수팀, 식약처 용역 받아 비만한 사람 80명 연구결과

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한양대병원 내과 전 대원 교수팀은 비만한 사람 80명을 두 그룹(저나트륨 식사 그룹과 저칼로리 식사 그룹)으로 나눈 뒤 저(低)나트륨식사 그룹엔 하루 2g, 저(低)칼로리식사 그룹엔 하루 4.6g(40대 한국인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의 나트륨을 넣은 식사를 2달간 제공했다. 연구기간 동안 참여자들은 매일 식사일기를 작성했고 24시간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를 받았다.



2개월 뒤 저나트륨식사 그룹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의 지표인 HOMA-IR 수치가 15.5로 낮아졌다. 이는 저칼로리 그룹 23.1에 비해 33% 낮은 수치다. HOMA IR은 (혈중 인슐린 농도×혈중 농도)÷22.5로 산출된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저나트륨식사를 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돼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외국에선 저나트륨식사를 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당뇨병ㆍ고지혈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정반대의 연구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이후 당뇨병ㆍ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들이 나트륨 섭취를 줄여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했다.



전 교수는 “저나트륨식사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며 “앞으로 당뇨병 환자가 나트륨 줄이기에 더 편하게 동참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저나트륨식사를 한 사람들은 체중도 2개월 후 평균 4.7㎏이나 줄었다. 저칼로리식사를 한 사람들(-4.1㎏)보다 오히려 체중 감량 효과가 컸다.

대사증후군 유병률도 저나트륨식사 전 35%에서 저나트륨식사 뒤 27.5%로 감소했다. 대사증후군 유병률의 감소는 저칼로리식사그룹에서 더 두드러졌다(저칼로리식사 전 50%, 뒤 32.5%).



저나트륨식사를 하면 혈압ㆍ혈당ㆍ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축기 혈압(최대 혈압)은 저나트륨식사 전 129.5㎜Hg에서 뒤 121.7㎜Hg로, 공복(空腹) 혈당은 82.8㎎/㎗에서 68.8㎎/㎗로, 중성지방은 154.0㎎/㎗에서 84.1㎎/㎗로 감소했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콜레스테롤인 HDL은 저나트륨식사 전 53.3㎎/㎗에서 뒤 35.9㎎/㎗로 증가했다. 이는 저나트륨식사가 고혈압ㆍ고지혈증ㆍ당뇨병 예방이나 치료를 도울 수 있음을 뜻한다.



짠 맛에 길들여진 한국인이 하루에 나트륨을 2g(소금 5g)만 섭취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에 대해선 연구팀도 초기엔 확신이 없었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트륨이 2g만 함유된 식단을 개발한 뒤 이 저나트륨식사를 장기간(2달) 무리 없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먹이는 데 성공한 국내 첫 사례”이며 “저나트륨그룹 41명 중 1명만 중도 탈락하는 등 기대 밖으로 참여자들이 싱거운 맛에 잘 순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나트륨 섭취를 줄였을 때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익을 충분히 홍보ㆍ교육하고 요리법ㆍ식단을 잘 개발하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하루 나트륨 권장량(2g) 수준으로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일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두 달간 저나트륨식사를 한 사람들에게 “하루 2g만 섭취하는 식사를 더 할 용의가 있는지”를 물었더니 90%가 ‘계속 하겠다’고 답변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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