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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 베이징서 심장마비로 사망…생전 "오해 풀지 못해 안타깝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5.04.06 01:58
1997년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 직후 당시 장진호 진로 회장이 계열사의 추가매각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룹은 결국 공중분해됐다. [중앙포토]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63세.



 장 전 회장의 지인은 “고인이 숨지기 이틀 전부터 ‘소화가 안 된다’며 식사를 제대로 않다가 전날 밤 오랜만에 제대로 식사를 하고 잠들었다”며 “새벽 4시30분쯤 무호흡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장 전 회장의 지인에 따르면 장 전 회장은 평소 “한국에서 나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 이를 풀지 못한 게 안타깝다”며 명예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고 한다.



 장 전 회장은 1990년대 중반까지 소주(참이슬)와 맥주(카스) 쌍두마차를 앞세워 국내 주류시장을 휘어잡았으나 유통과 건설 등에 무리하게 진출하면서 외환위기와 함께 몰락의 길을 걸었다.



 장 전 회장은 서울고와 고려대를 나온 뒤 79년 진로그룹에 입사했다. 85년 진로 창업자인 부친 장학엽 회장이 세상을 뜨자 88년 진로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진로종합유통과 진로쿠어스맥주 등을 잇달아 설립하면서 한때 매출 3조5000억원 규모의 재계 19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화려한 외형은 오히려 독이 됐다.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그룹은 공중분해됐다. 카스는 OB에, 참이슬·석수·퓨리스는 하이트에, 진로발렌타인은 페르노리카에 각각 매각됐다. 법정관리 시절 진로 사장을 지낸 홍훈기씨는 “(장 전 회장이) 부정맥을 앓아 심장이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계열사가 매각되는 과정에서 화병까지 얻어 건강에 문제가 많았다”고 전했다.



 장 전 회장은 2003년 5월 해임됐고 그해 9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결국 2004년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후 재기를 모색하며 캄보디아로 떠나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 한인은행과 부동산 개발회사 등을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캄보디아 여권으로 중국에 입국해 줄곧 베이징에서 생활해 왔다. 장 전 회장은 형 집행유예 기간은 끝났으나 거액의 세금을 납부하지 못해 한국에는 돌아가지 못하고 중국에 머물렀다. 2013년에는 차명으로 맡겨놓은 4000억원어치의 채권을 되찾기 위해 전 진로그룹 재무담당 임원을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화여대 메이퀸 출신의 김영희(60)씨와 결혼에 골인했으나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둘 사이에 윤정(38)·형준(35)씨 등 1남1녀를 뒀다. 시신은 유족들의 희망에 따라 5일 베이징에서 화장됐다. 빈소는 7일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지며 9일 영결식을 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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