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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환자 1명이 20명 감염시켜 … 정확한 결핵균 검사가 치료 첫걸음”

중앙일보 2015.04.06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4면 지면보기
“결핵 예방의 시작은 결핵균 검진입니다.”


[인터뷰] 대한결핵협회 정근 회장

결핵이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국가에서 관리하는 법정 감염병 중 발생률·사망률이 가장 높다. 게다가 국민 3명 중 1명은 몸속에 결핵균이 있는 잠복 결핵환자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방과 치료를 조금만 소홀히하면 결핵환자가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달 1일 국내 결핵 예방·관리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대한결핵협회 정근(사진) 회장을 만났다.



 정 회장은 “만성 감염병인 결핵은 관리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50년대 우리나라는 결핵환자가 130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결핵왕국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0.04% 수준인 5만여 명. 정부와 결핵협회를 중심으로 발견·예방·치료 관리시스템을 확립하고, 체계적으로 결핵 퇴치 활동을 진행한 결과다. 정 회장은 “국내 결핵 퇴치 사업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결핵협회에서 주목하는 것은 예방관리다. 결핵환자를 초기에 발견해 결핵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결핵은 기침·발열·체중감소 등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주변 사람에게 결핵을 전파한 뒤일 수 있다. 전염력이 높은 결핵환자 1명은 평생 약 20명을 감염시킨다.



 정 회장은 “1959년부터 X선을 장착한 이동검진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며 결핵 퇴치 사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결핵균 검사 사업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결핵균은 증식이 느리고 검출이 까다로워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정 회장은 “결핵협회는 균 검사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함으로써 결핵 퇴치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실제 결핵협회 산하 결핵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 협력기관으로, 결핵균 검출을 확인하는 초국가표준검사실로 지정돼 있다. 최근에는 결핵 고위험국인 에티오피아·동티모르에 국내 결핵관리시스템을 소개하면서 글로벌 결핵 퇴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결핵 관계자를 초청해 예방·치료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결핵 발생 위험이 큰 학교 결핵관리에 집중할 예정이다. 청소년기는 다른 연령보다 결핵균에 취약하다. 결핵 예방접종(BCG)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학교·기숙사 등 집단으로 활동하는 시간이 길다. 치료가 까다로운 난치성 결핵균 감염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결핵균 확산을 막는 적극적 예방활동이 중요한 이유다. 정 회장은 “요즘 청소년은 영양보다 수면 부족, 학업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며 “한 명이 결핵에 걸리면 학교 전체가 결핵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선 약 복용이 중요하다. 첫 2주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 전염력이 약해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완치를 위해 6개월간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치료를 게을리하면 내성결핵으로 악화할 수 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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