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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투석으로 막힌 혈관, 풍선으로 넓힌 뒤 다시 사용

중앙일보 2015.04.06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3면 지면보기
배재익 원장이 투석혈관 재개통술을 시행하며 환자의 혈관을 확인하고 있다. 풍선카테터로 막힌 혈관을 재개통하는 시술이다. 서보형 객원기자



인터벤션영상의학 활용한 투석혈관 재개통술

혈액 투석을 하는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혈관은 ‘생명줄’과 같다. 한 번에 네 시간, 1주일에 세 번씩 투석혈관을 통해 혈액을 걸러내며 ‘생명’을 공급받는다. 하지만 많은 양의 혈액이 빠른 속도로 오가는 만큼 투석혈관은 쉽게 약해진다. 민트영상의학과 배재익 원장은 “개인차가 있지만 자가혈관은 평균 2.8년, 인조혈관은 1.8년이 지나면 막힌다”며 “10년 동안 혈액 투석을 한 환자 중 90% 이상은 혈관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만성 콩팥병으로 10년째 혈액 투석 중인 50대 김대권(가명)씨. 투석을 처음 시작했을 때 병원에서 ‘혈관이 약하니 조심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당뇨병을 앓고 있어 남들보다 혈관 상태가 좋지 않은 터였다.



실제 김씨의 혈관은 수시로 터지거나 막혔다. 팔 부위는 시커멓게 멍들고 심한 통증이 나타났다. 혈관수술로 새로운 투석혈관을 연결했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혈관수술만 5~6차례. 왼쪽 팔로 시작해 오른팔 아래·위, 목, 그것도 모자라 다리까지 새로운 투석혈관을 만들었지만 1~2년 새 모두 막혀버렸다.



결국 더 이상 새롭게 만들 혈관이 남지 않은 김씨는 기존 혈관을 재개통하기 위해 민트영상의학과를 찾았다. 배재익 원장은 “한번 만든 투석혈관을 포기하지 않고 잘 관리했다면 이런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혈액 투석 평균 2.8년이면 혈관 막혀



혈액 투석은 평생치료다. 만성 콩팥병 5기에 해당하는 말기신부전에 이르면 신장이식을 받거나 혈액·복막 투석을 평생 받아야 한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투석 환자 7만5042명 중 5만2378명이 혈액 투석 환자다. 투석 기계를 통해 노폐물이 섞인 혈액을 몸밖으로 빼고 걸러낸 후 깨끗해진 피를 다시 몸속으로 넣어준다.



혈액 투석의 최대 관건은 혈관 건강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혈액을 뽑아내고, 정화된 혈액을 빠른 속도로 주입하는 튼튼한 혈관이 필요해서다. 하지만 동맥은 손상·출혈의 위험이 크고, 정맥은 혈관 자체가 약하며, 혈류가 느려 투석을 감당하기 어렵다. 투석 전 혈관수술을 통해 인위적으로 동·정맥을 연결하는 이유다. 배 원장은 “이를 ‘동정맥루’ 또는 ‘투석혈관’이라고 한다”며 “정맥 혈관에 동맥혈이 흐르면서 정맥이 굵고 강해져 투석 전용 혈관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석혈관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배 원장은 “튼튼했던 정맥이 높은 압력의 혈액과 굵은 주삿바늘을 버티면서 점점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투석혈관 벽은 두꺼워지고 통로는 좁아진다. 혈관이 협착되면서 혈전(핏덩어리)이 생기고 혈관이 막힌다. 배 원장은 “투석 환자의 혈관이 막히는 건 숨통이 막히는 것과 같은 응급상황”이라며 “최대한 빨리 혈관을 개통해 몸 안의 독소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망가지거나 감염 안 됐으면 반복 시술



혈관 개통 치료는 수술·비수술로 구분된다. 수술은 기존에 막힌 투석혈관을 포기하고 새 혈관을 만드는 방법이다. 배 원장은 “하지만 이 방식은 수술 직후 투석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석은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수술한 혈관이 자리잡을 때까지 임시로 목 부위 정맥에 중심정맥관을 삽입해 투석을 해야 한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시술이 인터벤션영상의학을 이용한 재개통술이다. 인터벤션영상의학이란 혈관조영 장비와 미세도구를 통해 주삿바늘 크기 정도의 최소 절개만으로 치료한다. 혈관 개통 치료로는 ‘투석혈관 재개통술(혈관성형술)’이 있다.



국소마취 후 1~2㎜의 작은 절개를 통해 풍선이 달린 가는 관(카테터)을 삽입한다. 풍선을 부풀려 협착된 혈관을 넓히고 막힌 혈관을 뚫는다. 기존 혈관을 살리기 때문에 곧바로 혈액 투석이 가능하다. 일정 기간 후 다시 혈관이 막히면 반복 시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혈관이 심하게 망가졌거나 감염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투석혈관 재개통술은 의료진의 노하우와 실력이 중요하다. 복잡하게 연결된 혈관을 다뤄야 한다. 배 원장은 “환자마다 혈관 상태나 굵기·연결 모양이 제각각 다르다”며 “시술 시 전문가의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과 섬세한 손길이 필수”라고 말했다.



글=오경아 기자 oh.kyeongah@joongang.co.kr

사진=서보형 객원기자



[미니 인터뷰] 민트영상의학과 배재익 원장

“자궁근종?정계정맥류 색전술 국내 최다”




영상의학이라고 하면 대개 진단·판독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혈관조영 장비를 이용해 직접 질환을 치료하기도 한다. 일명 ‘인터벤션영상의학’이다. 다음은 이를 특화해 전문병원으로 성장하는 민트영상의학과 배재익(사진)원장과의 일문일답.



Q. 인터벤션영상의학이라는 분야가 생소한데.



A. “최소침습(절개)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분야다. 한마디로 첨단영상장비를 이용해 인체를 투시하면서 바늘이나 가는 관을 이용해 질환을 치료한다. 이런 방식으로 심장내과·정형외과·신경외과 등에서 활발히 시행 중인 시술들은 모두 인터벤션영상의학 분야에서 개발한 것이다. 시술 후 흉터가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다.”



Q. 다룰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인가.



A. “투석혈관 재개통을 비롯한 자궁근종·하지정맥류·정계정맥류(고환 위쪽의 정맥이 엉겨 부풀어오른 질환)·당뇨발 등 50여 가지 질환을 치료한다. 그중에서도 혈관질환을 집중적으로 담당한다. 그 밖에 간암·갑상선암·갑상선결절 같은 종양 질환과 근골격계 통증 치료, 소화기 질환 등 사실상 전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Q. 민트영상의학과의 강점은.



A. “대학병원급 장비와 인력, 경제적인 비용, 짧은 대기시간, 원활한 예약·관리시스템이다. 특히 투석 환자는 전신 건강 상태가 최하로 떨어진 경우가 많아 특별관리가 필요하다. 대학병원은 다양한 질환의 환자군을 소화해야 하므로 특정 질환만 특화하기 어렵다. 우리는 환자 개인별로 집중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자궁근종·정계정맥류 색전술 시술 건수가 국내에서 최다일 정도로 치료 경험과 시술 노하우도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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